한국일보

모로코의 사하라

2020-03-11 (수) 송영옥 / 뉴저지 이스트 하노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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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의 사하라

사하라 낙타도 힘든 노역을 벗어버렸고 우리의 남은 인생도 돌에 걸릴 염려없이 이렇게 업혀 가면 좋겠다.

사하라(Sahara) 는 아랍어로 사막이란 뜻으로 북아프리카 대륙의 10% 에 해당되는 지역으로 11개국에 걸쳐있는 광대하고 황량하고 건조한 원시적 영토다. 사하라는 모래사막만 생각하나 20 % 정도만 모래와 모래언덕이고 대부분의 땅은 자갈, 조약돌, 용암과 표석으로 또한 소금 퇴적층과 메마른 고원지대로 이러한 환경과 동화하여 사람이 거주한다.
페스에서 남쪽 알제리아 국경지역인 사하라를 가기위해 모로코의 등뼈같은 1200mile에 달하는 Atlas 산맥을 지나야 한다.

산맥 초반에는 1660m에 자라잡은 유럽풍의 도시에 스키장도 있고 올리브, 콜크 나무가 자라다가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깎아 세운듯 채색된 암석산맥을 지그재그로 아슬아슬한 계곡을 조심스럽게 버스가 이동한다. High Atlas산맥에는 최고봉이 1만3,673 Ft에 달하는 산이 있으므로 높은 산맥에는 눈이 쌓이니 눈이 녹아 계곡을 만들고 Dades 강물이 사막을 적시며 흐르고 이 강줄기를 따라 산악족속 30여 부족이 넘는 베르베르가 거주한다.

산속 깊은 오지에는 인구조사가 불가능하며 하이웨이까지는 당나귀를 타든지 걸어다녀야 하며 정부에서도 부족중심의 부족장들에게 지방자치권을 부여하여 관리하도록 한다. 골짜기 강물 근처에는 대추야자수가 무성하고 그 밑으로 야채가 자라고 양과 염소무리가 떼 지어 풀을 뜯고 있다.


짚과 진흙으로 지은 붉은 전통 토양집들이 모여 한 성채 마을을 형성한다. 에르포드(Erfoud)에서 4x4 구륜차로 갈아타고 오아시스 마을 메르주가(Merzouga)로 도로가 없는 소금길(Salt Pan)을 50분간 달린다.

이 지역이 고생대때 바다였다니깐 소금 벌판에 식물이 뿌리내리기 힘들고 이끼처럼 땅에 착 달라붙는 가시 많은 선인장이 자라고 아카시아 나무가 있으면 옛적에 캐러벤 대상들이 모래를 파서 물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드문드문 얕은 돌산위에 흰 페인트를 칠하여 해양화석을 캐내는 채석장임을 표시해 놓았다. 해가 넘어가려고 할 때 호텔식당에서 모로코 전통요리 쿠스쿠스(Couscous) 가 나온다. 항아리 뚜껑같은 질그릇위에 색깔 입힌 좁쌀을 깔고 그 위에 야채와 고기를 덮어서 나오면 자기 먹을 량만큼 덜고 넓게 구운 빵도 손수 찢어서 먹으면 되는 간단한 상차림이다.

물이 귀한 유목민 시대 때의 요리 방식이다. 전통차라는 민트차는 박하냄새가 몸에 배어야 더운 지방의 벌레들이 달려들지 않는다고 한다. 다음날은 낙타타고 일출 보려고 새벽에 일어나니 별빛이 얼마나 선명한지 무식한 나도 북두칠성이 한눈에 들어온다.
어둠속에서 낙타들이 줄지어 앉아있고 밤사이에 푹 내려간 온도로 머리에 터번도 쓰고 두꺼운 자켓도 입고 낙타에 오른다.

3-4,000년 전부터 캐러밴의 운송수단으로 길들여졌으며 모래와 돌개바람을 막기위해 눈, 코, 귀에 털이 수북하고 모래에 빠지지 않는 발굽을 가졌고 1,000lb 에 달하는 짐을 짊어지고 100mile을 하루에 걸을 수 있단다.

유목민들에게 낙타는 우유, 고기, 가죽, 털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천연자원이다. “사막의 배” 라 불리는 낙타위로 그냥 흔들리는 대로 유연하게 흔들거리며 몇 개의 모래언덕을 지나고 내려서 높은 Dune 에 올라가 해가 떠오름을 기다린다. 어두움이 서서히 걷히며 모래봉 위의 둥글게 떠오르는 태양을 두 손으로 잡자말자 금시 모래색깔은 붉은색으로 변한다.

내려쪼이는 태양은 가장 어려움인데도 깍아지른 높은 돌산 밑의 Todra 계곡에서 청산리 벽개수가 부럽지 않은 푸르고 맑은 시냇물에 감탄하고 와르자잣의 영화 촬영장도 독특하고 고대 요새마을 아이벤 하도우(Ait ben Haddou) 에서 다른 시대의 흔적을 더듬어 보았다.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축복처럼 자연과 더불어 사람은 살게 되어있다.

<송영옥 / 뉴저지 이스트 하노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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