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통신] 입춘대길(立春大吉) 만사형통(萬事亨通)!
2020-02-06 (목)
진월 스님 / 고성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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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입춘이 지났습니다. 옛날처럼 형식적으로 해당문자를 대문에 써서 붙이는데 그치기보다는, 나름 마음속으로 정성껏 착한 발원을 하고 즐겁게 덕담을 나누며 자비를 실행하면, 따뜻한 봄볕에 겨울눈 녹듯이, 개인과 이웃에 스며든 어두운 재앙과 걱정이 사라지며 세상이 더욱더 행복하고 환하게 빛나리라 생각합니다. 내일 모레, 전통적 명절의 하나인 정월 대보름(2/8)에 즈음하여, 수행자들은 고요했던 명상의 동안거 결제를 풀고는, 활발한 삶속으로 나아가 자비의 만행을 위하여 어쩌면 모험의 길을 떠나볼 때입니다. 다소간 겨울의 웅크림과 침잠을 벗고 봄의 발랄한 생명의 활기를 뿜으며, 이웃과 우정을 나누는 기쁨을 누려봄직 합니다. 마음이 밝고 생각이 긍정적이면 말도 부드럽고 행동도 따스하며 친절하게 펼쳐질 줄 압니다. 더러는 고목에서도 봄꽃이 피어나는 것을 봅니다. 특히 매화의 고고함은 돋보입니다. 사람도 비록 몸으로는 늙은 것처럼 보일지라도, 마음은 젊은이 못지않게 건강과 자유를 힘차고 가볍게 누릴 수 있습니다. 젊은이는 너무 점잔을 떨려고 하지 말고, 늙은이는 노망이라거나 주책스럽다는 소리는 듣지 않을 정도로 명랑하고 쾌활하게 봄의 낭만을 즐겨보시지요. 입춘이라니, 눕거나 앉은 봄을 일으켜 세워서 걷거나 뛰게 해 봅시다. 정말로 하고 싶거나 마땅히 해야 할 일들은, 막연히 저절로 어찌되기를 기다리거나 누구의 도움에 의지하려 하지 말고, 소신껏 최선을 다하여 힘써 봅시다. “하늘도 스스로 돕는 이를 돕는다” 라는 말처럼, 어떤 일이라도 성심으로 추구하여 모두 다 통달하고 성취하는 생기 넘치는 봄을 맞읍시다.
지난 주말에 태국의 MCU (Mahachlalongkornrajavidyalaya University) 아유타야 캠퍼스에서 열린 국제베삭절위원회(International Council for Day of Vesak, ICDV) 회의에 참석하였기로 그 결과를 공유하려 합니다. 20년 전인 1999년 가을, 국제연합총회에서 인류의 스승인 석존(Sakyamuni Buddha)을 기리고자 결의하여 정한 유엔 베삭절 즉, 음력 사월 보름날 (보통 5월 초순으로 석존의 탄생과 성도와 원적을 함께 기림)을 맞으며 거행하는 국제행사를 준비하기 위한 모임이었으니, 널리 알려야할 소식입니다. 금년에는 5월 1일부터 3일까지 MCU와 방콕의 UNCC (United Nations Conference Center)에서 열릴 제17차 유엔 베삭절 행사에는 84개국으로부터 1200여명의 대표와 수만 명의 태국불자들이 참석할 계획인데, “지속가능발전목표 성취를 위한 불교적 중도 방법 (The Buddhist Middle-Way Approach to Achieving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을 주제로 설정하고, “[지구]행성 보존 성취를 위한 불교적 상의 방법 (Buddhist Interdependent Approach to Achieving Planet Preservation),” “경제 번영을 위한 불교적 공헌 (Buddhist Contribution to Economic Prosperity),” “질적 교육을 위한 불교적 시각 (Buddhist Perspectives on Quality Education)” 을 부제로 삼아,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치하여 네 번에 걸친 포럼을 열 예정입니다. 기조연설자로서는 행복지수 최고의 불교나라인 부탄의 국왕이 선발되었고, 불교경전 번역에 대한 전문가 워크숍도 기획되어 있습니다. 설사 그곳에 가지 못하더라도, 마음으로 동참하고 경축하면 좋겠습니다. 부처님의 밝은 지혜와 따뜻한 자비가 봄볕처럼 온 누리에 펼쳐지기를 빌면서, 두 손을 모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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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월 스님 / 고성선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