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 이민법정 실태 르포… 맨하탄 이민판사 하루 90건 처리
▶ “이민 단속 강경책 쓰는 트럼프 행정부 들어 상황 악화”

이민심판을 신청한 과테말라 출신 일가족.[사진AP=연합]
“이민자들로 꽉 차 있는 이민 법정마다 어린이들이 바닥에 앉아 울고 있었다. 많은 이민자들은 필요한 양식을 어떻게 기입해야 하는지, 어디서 통역을 구할 수 있는지 정보를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이민법원 적체 계류 케이스가 무려 100만 건에 달하면서 혼란과 혼돈이 극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AP는 지난해 11월12일부터 열흘간 뉴욕과 시카고, 보스턴, 샌디에이고 등 주요 도시 11곳에 있는 이민 법원을 24차례 이상 방문해 발견한 혼돈스러운 이민 법원의 실태를 3,707단어의 르포 형식으로 보도했다.
AP는 “망명 신청자 급증, 국경 밀입국과 불법 이민자 단속 등에 따른 업무량 폭증으로 혼란이 가중되면서 이민법원이 사실상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었고 상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었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맨하탄에 있는 이민법원의 경우 이민 판사가 하루에 처리해야 하는 케이스가 90건에 달했다. 결국 무리한 스케줄로 이민심판을 받지 못한 이민자에게 판사는 다음 법정 출두일을 2023년 2월 또는 3월이라고 알려주기도 했다.
AP에 따르면 망명 신청자와 불법 이민자들이 영주권을 얻기 위해 이민 법정에 서기까지 대략 2∼3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었다. 가까스로 이민 심판이 열린다고 하더라도 변호사와 통역사가 부족해 법정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변호사는 불법 이민자 수용시설에 흩어진 이민신청자를 따라다녀야 하고, 통역사는 전국 곳곳의 이민 법정에서 업무를 담당하다 보면 법정이 열리더라도 변호사와 통역사들이 제때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AP는 판사들의 성향에 따라 이민 심판의 희비가 엇갈리는 시스템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통신은 “망명 신청의 99%를 거부하는 판사가 있지만, 90% 이상을 수용하는 판사도 있다”며 “이것은 거의 제비뽑기에서 복불복의 행운과 같다”고 전했다
시라큐스대학 산하 사법정보센터(TRAC)에 따르면 현재 전체 이민법원에 적체돼 있는 케이스는 107만1,036건에 달한다. 주별로는 캘리포니아가 17만8,443건으로 가장 많고, 텍사스가 17만801건, 뉴욕이 12만9,314건 등이다.
이민법원 추방소송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30일 현재 미 전역 이민법원에 회부돼 계류 중인 한인 추방소송 건수는 모두 868건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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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