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린 아이들의 별 이야기

2019-11-21 (목) 07:52:23 최연홍 / 시인, 버지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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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는 동시를 잘 쓴 청년이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문학적 글에 매료되었고 숭실중학 시절에 동시를 써 서울의 일간지에 발표한 어린 시인 이었습니다. 그는 연희전문대학에 다닐 무렵 북간도의 어머니와 친구들, 고향을 그리워하며 ‘별 헤는 밤’을 써 지금도 가장 사랑받는 시로 읽히고 노래로 불러지기도 합니다.
별 하나에 어머니, 별 하나에 패, 옥, 경 어린 시절의 친구들, 별 하나에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그런 귀여운 새와 동물들이 지금도 아름다운 시편으로 남아 있습니다.

윤동주문학회가 청소년문학상의 주제를 ‘별 헤는 밤’으로 정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우리 어린 아이들이 별을 바라보며 동주 같은 아름다운 시를 읽고, 외우며, 쓰는 시인들, 그들이 커서 윤동주 같은 청년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어른들의 꿈이 오늘의 축제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상을 받는 어린이들이나 상을 받지 못한 아이들 글 속에 아름다운 별을 바라보는 순진한 눈망울이 보였습니다. 모든 어린이들에게 윤동주청소년문학상을 주고 싶었으나 사정으로 몇 최우수상, 우수상, 가작, 장려상으로 정했습니다. 뽑힌 아이들이 그들의 시와 수필을 낭독하면 어른들도 저런 소년, 소녀시절을 회상하게 될 것입니다. 별 하나에,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향해 동심은 이렇게 아름다운 것이구나, 감동하게 될 것입니다.
어린 문사들은 단어 하나, 하나에 세밀한 관찰력을 보였고, 별과 사물을 묘사하는 능력을 보여주었고, 상상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최우수작, 우수작으로 뽑힌 시문에는 문학적 묘사능력과 상상력을 보여준 작품들이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윤동주의 ‘새로운 길’이 6년 전에 한국문화원 행사에서 낭독한 소녀의 글에서 윤동주를 마음속으로 이미 알고 있는 지금은 6학년생의 산문을 가장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이 글은 수필이지만 산문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많은 응모작 가운데 직접 윤동주의 동시 같은 시, ‘새로운 길’을 암송한 어린 소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윤동주는 독서량이 많았던 소년시절, 청년시절을 보내고 27세의 나이에 비명에 죽었습니다. 그의 외로운 넋을 위로하는 우리들의 윤동주청소년문학제가 우리 아이들에게 시와 문학을 가까이 하는 문사를 키우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우리들이 윤동주를 사랑하는 길입니다. 그것이 우리들의 새로운 길이 될 것입니다.
윤동주는 북간도에서 태어나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운명했습니다. 밖에 사는 우리들과 공통적인 운명체 인지도 모릅니다.

<최연홍 / 시인, 버지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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