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을 햇볕에 비켜선 11월

2019-11-12 (화) 07:53:37 이경주 / 일맥서숙 애난데일,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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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은 가을 햇볕이
응달에 비켜섰다
그 사이를 소슬거리며 지나는 바람
대추나무 잎새를 까부리며 스산하다

서낭당 돌담에 된서리 내리니
휘파람 부는 바람
짧은 햇볕 잡고
하얀 겨울로 달려간다

시래기 같이
말라 뒤튼 지나간 시간들 그립다
고샅길 어귀
희미한 외등처럼
가을을 보내는 외로운 마음
산등상의 가여운
한 마리 사슴이어라

<이경주 / 일맥서숙 애난데일,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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