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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 천막결사 ‘기대반 우려반’

2019-11-07 (목)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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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 천막결사 ‘기대반 우려반’

위례신도시 천막선원

위례(慰禮), 고려시대 5백년 도읍지 개성보다도, 조선 이래 600여년 도읍지 한양(서울)보다도 훨씬 오래된 삼국시대 백제초기 도읍지였던 곳이다. 2000년이 넘는 백제의 첫 도읍지에서 유명 스님들의 결사가 진행된다. 야외 천막도량에서다. 서리(霜)를 맞으며 달(月)을 벗삼는다는 의미에서 상월선원(霜月禪院)이란 이름이 붙여진 이 천막도량에서 참가자들은 서리뿐 아니라 겨울한파를 능히 견뎌내야 한다. 이름하여 ‘기해년 동안거 상월선원 천막결사’다.

불교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그곳 천막선원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등 출가자들과 박범훈 불교음악원장 등 재가자들 약 2,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봉불식과 상월선원 현판식이 봉행됐다.

위례신도시 천막 상월선원 동안거(11일 입재) 결사의 주도적 참가자는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해 무연 스님, 성곡 스님, 심우 스님, 호산 스님, 진각 스님, 재현 스님, 도림 스님, 인산 스님 등 9명이다. 이들은 외부접촉을 끊고 하루 한 끼로 버티며 동안거를 이곳에서 날 예정이라고 한다. 동안거 전 기간 또는 일부 기간 이들과 야외천막 고행정진을 함께할 불자들을 위해 상월선원 주변에 임시법당(선원)도 세워져 있다.


천막결사의 취지와 관련해 덕문 스님(제19교구본사 화엄사 주지)은 4일 봉불식 직후 경과보고를 통해 “2019년 2월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께서는 가장 낮은 곳에서도, 다 놓아버린 곳에서도, 세상이 바라보지 않는 곳에서도 틀림없이 공부가 있을 것이니, 승가본연의 모습으로 차별 없이 정진해 보자는 뜻을 만나는 대중마다 제안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다.

천막결사 대중을 대표해 진각 스님은 “첫째, 하루 14시간 이상 정진한다. 둘째, 공양은 하루 한 끼만 먹는다. 셋째, 옷은 한 벌만 허용한다. 넷째, 양치만 허용하고 삭발과 목욕은 금한다. 다섯째, 외부인과 접촉을 금하고, 천막을 벗어나지 않는다. 여섯째 묵언한다. 일곱째, 규약을 어길 시 조계종 승적에서 제외한다는 각서와 제적원을 제출한다. 여기 이 자리에서 내 몸은 말라버려도 좋다. 가죽과 뼈와 살이 녹아버려도 좋다. 어느 세상에서도 얻기 어려운 저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이 자리에서 죽어도 결코 일어서지 않으리라. 저희의 맹세가 헛되지 않다면, 이곳이 한국의 붓다가야가 될 것”이라는 고불문을 낭독했다고 불교신문은 전했다.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치사를 통해 “오늘 모인 사부대중은 한국불교사에 기록될 상월선원 천막 결사 봉불식에 참여해, 한국불교 중흥을 지극한 마음으로 발원하는 아홉 선지식의 작지만 큰 발걸음과 함께하고 있다”고, 중앙종회의장 범해 스님은 축사를 통해 “출가수행자 본연의 모습을 통해 불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높이고, 신도들에게는 신심을 불어넣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고, 종단적으로는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정신을 실천하는 발전 동력으로 지대한 공헌을 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그러나 종단안팎 시선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SF여래사 창건주 설조 스님 등 개혁파 입장에서는 종단적폐의 중심인 자승 전 총무원장이 주도하는 천막선원 동안거 결사가 본인들의 허물을 덮고 종단개혁의 본질을 호도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편 조계종은 지난 8월1일(음력 7월1일)부터 11월8일(음력 10월12일)까지 100일동안 ‘한반도 평화통일과 대한민국 번영을 위한 불교도 축원’ 기도를 해온 끝에 회향을 앞두고 있다.

<정태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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