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부뉴저지/프린스턴, ‘콜럼버스 데이아닌 ‘원주민의 날’ 선언

2019-10-14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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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정부, 역사바로잡기 일환 `원주민의 날’공식 발표

▶ 우체국 등 휴무없이 근무

오늘은 원주민의 날(Indigenous People’s Day)이다.

분명히 캘린더에는 콜럼버스 데이로 기재되 있지만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창궐을 하고 무고한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하는 테러 단체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현 시점에서 중부 뉴저지 대표적인 지적인 타운인 프린스턴에서 지난 10월 9일 공식적으로 콜럼버스 데이 대신 원주민의 날임을 선포하였다. <프린스턴 시에서 원주민의 날을 공식 채택한 시정부 졀의안 http://princetonnj.iqm2.com/Citizens/FileOpen.aspx?Type=1&ID=1179&Inline=True 참고>

왜 이렇게 콜럼버스 데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 조차 꺼리고 있는 것일까? 역사를 잠시 살펴보자면 콜럼버스 데이가 미국 연방 공휴일로 지정된 지 85년째를 맞는다. 1934년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10월 두 번째 월요일을 콜럼버스 데이로 지정하고 연방 공휴일로 선포하였다.


이름이 의미하듯 엄격하게 말하자면 콜럼버스 데이는 사실 “미국의 공휴일”이 될 수는 없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소위 “신대륙을 발견”해 정박한 곳은 미국이 아니라 현 도미니칸 리퍼블릭이 위치한 캐리비안 해의 작은 섬이었다. 바로 이 날이 1492년 10월 12일이니 지금부터 527년 전 이야기이다. 그의 발견으로 인해 유럽인들이 신대륙으로 유입된 것은 인류 역사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보나 미국만의 특수성은 아닌 것이다. 하지만 백인 국가가 된 미국이 이후 자신들의 우월성을 보이기 위해 콜럼버스를 기리는 각종 행사를 일찍부터 벌여왔다.

미국에서 거행된 최초의 기념행사는 1792년 뉴욕에서 열린 300주년 축제였다. 그로부터 100년 후 당시 대통령이던 벤자민 해리슨이 백악관에서 1872년에 400 주년 기념 파티를 벌였던 것으로 나타나있다. 하지만 역시 현재 콜럼버스 기념일과 거리 축제의 전신은 139년 전 1866년 맨하탄 남단 리틀 이태리에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이태리 인이었다는 것을 기렸던 행사에서 유래되었다.

현재 이 기념일에는 많은 설명과 수식이 따른다. 역사적 재해석도 요구되고 있다. 첫째 신대륙 발견에 공을 들인 나라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이지 이태리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스페인이나 포르투갈 축제여야지 왜 이태리 축제가 되었냐는 의문이 첫째이다. 답은 대서양 횡단을 통해 신비의 나라 동양으로 직접 항해할 수 있다는 당시로서는 미친 아이디어를 내고 스페인 국왕을 움직인 사람이 이태리인 콜럼버스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항해에 필요한 돈줄을 댄 것이 콜럼버스의 동향 사람들 베니스 상인들이었다. 즉 배나 선원 등 하드웨어는 스페인 소유였지만 자본과 아이디어 등 소프트 웨어는 이태리 작품이기 때문에 이태리 축제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직도 연방 공휴일로 우체국과 관공서는 문을 닫지만 프린스턴 같은 진보적인 도시에서는 아예 콜럼버스 데이라는 말 자체를 없애버렸고 미 전역 많은 학교나 일반 직장들은 이를 지키지 않는다. 나름대로 역사 바로 잡기에 나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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