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함께 시작하는 시니어 프로그램이 곳곳에서 시작되고 있다. 자세히 읽어보니 55세 이상부터 참여할 수 있다는 기사를 보며 건강부터 지식과 교양을 쌓을 수 있는 문예반까지 정말 다양하고 유익한 프로그램에 놀랐다. 무엇을 배워볼까? 하나하나 보다 ‘이제 배워서 뭐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라는 말이 떠올라 도전해볼까 망설여졌다. 시간을 멈출 수 없듯 약해지는 몸 상태를 세월 때문이라 생각했다.
손주들이 집에 온다면 일 분이 한 시간처럼 느껴지며 기다리다 돌아가면 어깨, 허리, 무릎까지 욱신욱신해 그저 나이 탓만 했다. 마음속으로만 우리 손주들 학교 들어가는 거 보고 싶은데 더 욕심을 부려 결혼하는 건 볼 수 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문다.
며칠 전 가까운 지인과 점심을 먹으며 몇 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건강한 모습에 어떻게 관리를 하느냐고 물으니 봄, 가을에 시작하는 시니어 프로그램에 꾸준히 참여하시며 배움으로 풍성한 삶을 보내신다고 하셨다. 고희를 넘어선 연세에 저렴한 수업료와 다양한 프로그램 덕분에 하나가 아닌 여러 가지를 배우며 신체와 정신건강에 많은 도움을 받으며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와 무료로 강의해주시는 강사진들의 아낌없는 따뜻한 봉사에 고마운 마음이라 하셨다.
그분의 말씀과 건강한 모습을 보며 기사로만 보던 100세 시대를 실감할 수 있었다.
고령화 시대에 부부나 주위의 친구, 친척들과 영원한 동반자가 될 수 없기에 홀연히 떠나 보내며 허탈감과 우울증이 깊어져 얼마 전 메릴랜드에서 일어난 사소한 말다툼이 끔찍한 사고로 이어지는 기사를 보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나이 든 사람들은 경제적인 문제와 심신이 미약해져 가고, 익숙한 것을 고집하기에 낯선 일에 도전하지 못하는 것 같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면 행복해진다’ 말이 있듯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배울 점을 찾아간다면 더 나은 노후를 보내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 주위에 연세 드신 분들이 활기차게 생활하시는 모습을 보며 돈 주고 살 수 없는 삶의 지혜를,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길잡이처럼 은퇴 후 어떻게 해야 하나 미리 불안해하며 걱정만 앞섰던 나에게 경험에서 우러나는 삶의 지혜를 배웠다.
젊음을 되돌릴 수 없지만 나 자신의 만족과 남아있는 건강한 삶을 위해 노력하며 할까 말까 망설이기 전에 숨어있는 용기를 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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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희 포토맥 문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