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잉 737맥스 시름 깊어져

2019-09-18 (수)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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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737맥스 시름 깊어져

보잉



유럽ㆍ인도ㆍ아랍 에미레이트는 자체 안전검사 천명

FAA 청장 이번 주 보잉 방문


지난 3월부터 전세계서 운항이 중단된 737맥스 기종과 관련한 보잉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보잉의 데니스 뮬렌버그 보잉 회장이 11월부터 737맥스 기종의 미국내 운항이 허용될 것이라고 최근 기대 섞인 입장을 밝혔지만 이후 유럽과 인도, 아랍 에미레이트 등이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운항을 허가하더라도 이에 따르지 않고 자체 안전검사를 통해 운항허가를 결정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현재 유럽항공안전청(EASA)의 경우 FAA의 안전 검증과는 별개로 독립적인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개선된 비행통제 시스템을 검증하는 것 외에도 해당 시스템이 꺼진 상황에서 어떤 대처 방안을 보여주는 지에 대해서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737맥스 기종의 재운항을 위해서는 ▲보잉이 해당 기종의 설계 등을 변경할 때 EASA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EASA의 추가적이고 광범위한 독립 검증을 인정해야 하고 ▲두 차례 발생한 사고 원인을 완벽하게 설명해야 하며 ▲737맥스 기종의 모든 직원이 적합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4가지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어느 조건 하나 까다롭지 않은 것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보잉의 기대대로 FAA가 11월을 포함해 올해 4분기 안에 737맥스의 운항을 재개하더라도 유럽 등이 별도 안전검사 승인을 하지 않을 경우 해당지역으로의 여객기 운항이 불가능해진다.

최악의 경우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보잉으로서는 반쪽 운항밖에 할 수 없어 직격탄이 될 수 밖에 없으며 해당 기종을 가지고 있는 항공사들도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실제 한국의 경우도 737맥스 기종 두 대를 보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은 현재도 이 여객기 운항 중단으로 인해 심각한 경영난을 겪으면서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황이다.

여기에다 뮬렌버그 회장의 기대와는 달리 FAA가 보잉의 바람대로 올 4분기 안에 운항 재개를 허가할지도 현재로선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새롭게 취임한 스티브 딕슨 신임 FAA 청장은 이번 주중 시애틀 보잉을 찾아 737맥스 기종의 소프트웨어 변경사항을 시뮬레이터를 통해 직접 테스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군 조종사 출신으로 델타항공 운항담당 수석 부사장을 지낸 딕슨 청장은 “이번 시뮬레이션 테스트가 개인적인 판단과 결정”이라고 말했지만 FAA가 운항 재개를 허가하기 위한 막판 수순일 가능성이 있다.

결국 유럽 등 외국의 압박에다 딕슨 청장의 이번 시뮬레이션 테스트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737맥스 기종의 운항 재개는 올해를 넘길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경우 737맥스 기종을 생산하는 렌튼공장의 1만명이 넘는 직원들은 해고의 위험에 놓이게 된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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