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남궁요설 선생 사진전 열린다

2019-09-06 (금)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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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요설 선생 사진전 열린다

남궁 요설



탄생 100주년 맞아 10월9일~30일 시애틀영사관서

리셉션 10월12일 열려…회고록 판매대금 기부키로


미국내 대표적인 한인 예술가로 한 평생 음악과 사진에 천착해 ‘예술과 함께 했던 지성’이란 평가를 받았던 고(故) 남궁요설 선생의 사진진이 열린다.

남궁요설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획된 이번 사진전은 오는 10월9일부터 10월30일까지 올해 새롭게 문을 연 시애틀총영사관 신청사에서 열린다. 이번 사진전에는 남궁 선생이 2013년 하늘나라로 떠나기 전까지 평생 동안 작업을 했던 20여개의 작품이 선별돼 선을 보인다.

남궁 선생은 1919년 4월24일 전라도 광주에서 태어나 5살 때 부모를 따라 평양으로 옮겨갔다. 한국 최초의 신학자로 한국전 당시 북한에 납북돼 ‘공산주의를 선전하라’는 협박에 굴하지 않고 단식으로 투쟁하다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 남궁 혁 목사의 아들이다. 또 독립운동가이자 언론인, 교육자이며 한국 최초의 신문인 황성일보 사장을 지낸 남궁 억 선생을 큰 아버지로 두고 있다.

슈베르트 음악을 남달리 좋아했던 남궁 선생은 13살 때 슈베르트 명가곡 ‘보리수’가사를 “성문 앞 우물가에 서있는 보리수…”로 시작하는 한글로 번역했으며, 일본에서 성악(베이스)을 전공한 뒤 중국 상하이 교향악단과 고려 교향악단 매니저를 지내기도 했다. 한국전쟁도 발발하기 전인 1947년 워싱턴대학(UW)으로 유학 온 남궁 선생은 사진작가로 변신해‘신사실주의 사진’의 지평을 열며 근대 풍경사진의 원조인 안셀 아담스와 함께 사진예술에 정진했다.

특히 자연을 소재로 한 남궁 선생의 작품은 순간을 포착, 마치 유화를 그려 놓은 것처럼 독특한 사진 예술의 극치를 보여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생전에 수많은 작품 활동집을 내기도 했던 남궁 선생은 2012년 5월 1950년대 후반부터 촬영 활동을 중단했던 2000년대 초반까지 작품 100여 점을 담은 영문 회고록을 내기도 했다. 미국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13년 회고록을 상세히 보도한 뒤 “남궁 작가의 작품은 연금술적인 아이디어가 대자연의 조화를 이뤄냈다”며 극찬을 하기도 했다.

UW도 2012년 개교 150주년을 맞아 모교를 빛낸 150인에 남궁선생을 선정하기도 했다. 남궁 선생은 1999년 첫번째 부인과 사별한 뒤 재혼한 모니카 남궁씨와 함께 워싱턴주 한인미술인협회에 참여하는 한편 매년 1,000달러씩의 장학금을 내놓으며 한인 후학 양성에도 남다른 헌신을 해오다 지난 2013년 7월22일 94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그가 별세했을 당시 시애틀타임스는 남궁 선생의 얼굴과 함께 작품 3점의 사진을 싣는 부고기사를 크게 보도하기도 했다.

부인인 모니카 남궁씨는 선생의 탄생 100주년과 사진전을 기념해 ‘회고록’을 판매해 판매대금 전액을 비영리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원 가격이 175달러인 스탠다드 에디션을 120달러, 원가 275달러인 슬립케이스 에디션을 200달러에 판매한 뒤 대금 전액을 교회나 학교, 기관 등 비영리단체에 전달할 방침이다. 남궁 선생의 회고록은 온라인(johselnamkung.net)에서 볼 수 있다. 문의: (206)334-8764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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