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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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질서를 흔들고 있는 트럼프

2019-09-07 (토)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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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중국 때리기에 여념이 없다. 그전에는 멕시코, 캐나다, 한국, 일본 그리고 EU 등 사실상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에 통상 공격을 하였다. 그리고 지금은 중국이다. 트럼프가 이런 통상 전쟁을 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도 살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미국이 제일 부자이고 경제상황이 제일 좋다. 이젠 석유도 수출하는 산유국이다. 돈도 마구 찍어 낼 수 있는 전지전능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서민 경제는 여전히 어렵다. 트럼프는 이 원인을 세계화란 명목으로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수출하여 엄청난 흑자를 보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국민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반세계화를 통해서 미국이 절대 손해 보지 않는 새로운 미국중심의 통상질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2019년 기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주요국 부채 비율을 보면 일본이 222.4%, 프랑스가 123.5%, 영국이 121.14%, 미국이 107.7%, 독일이 76.5%, 그리고 한국이 38.2%다. 나중은 어떻든 상관 않고, 지난 10년동안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들은 국가의 부채를 더욱 늘리면서 국민들을 먹여 살려 왔던 것이다. 이런 국제적인 경제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 이전 세계는 그나마 기존의 경제질서를 유지하면서 어떻게 이 위기를 타개할 것인가 고민을 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자 기존의 경제질서는 아예 무시하고 미국 우선주의 경제 노선의 통상정책을 전세계에 선전 포고했다. 미국은 이제 미국 우선의 통상정책을 실시할 것이니 모두 미국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트럼프가 선거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도 기존의 세계질서 속에서 미국의 정책을 내세웠던 힐러리 후보에 반해 반세계화와 미국의 해외문제 불개입을 정책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런 트럼프 정책은 민주당 경선에서 패한 버니 샌더스도 비슷하게 주장을 하면서 초반 힐러리 후보를 위협했다. 결국 지난 대통령선거의 주요 핵심은 반세계화와 해외문제 불개입을 통해서 미국내 일자리를 확보하고 군비를 축소해야 한다는 유권자의 요구였다. 트럼프가 이런 유권자의 요구를 정책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미국의 전통노선을 지키려던 기득권 세력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서 아주 열심이다. 그래서 지금 전세계의 경제질서를 심하게 흔들고 있다.
그리고 연임에 성공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더욱더 강하게 기존 질서를 흔들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흔들린 세계 질서를 새롭게 재편하는 국가가 세계의 새로운 주역이 될 것이다. 그 주역이 또다시 미국이 될지 아니면 다른 나라가 될 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트럼프 다음 미국의 대통령도 이런 미국의 흐름에 반대하는 정책을 펴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다. 특히 점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민주당내 진보세력들 역시 반세계화와 미국의 해외문제 불개입을 주장하고 있어서 다음 민주당이 집권을 해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민주주의와 인권을 내세워서 해외에 개입하면서 성장한 미국의 전쟁특수 기업들과 군수 기업들 그리고 금융자본이 구축한 워싱턴의 정치와 재계 기득권세력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해외 불개입 정책은 큰 문제였다. 그래서 이 정책만은 미국의 안보를 해치고 기존의 미국의 대외 군사전략을 흔들 수 있기 때문에 안된다고 트럼프를 설득하고, 때로는 압박하면서 지금까지는 성공적으로 막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공약을 그 어떤 대통령보다 열심히 지키려고 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디에서 어떻게 해외 불개입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서 고민하고 있는지 참모들은 늘 좌불안석이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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