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알래스카 연어 곳곳서 떼죽음

2019-08-26 (월) 서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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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연어 곳곳서 떼죽음

무더운 날씨로 수온 상승하고 강물 수위 낮아져

미국 최북단인 알래스카주가 지난 달 역대 가장 뜨거웠던 7월을 기록한 가운데 이상 고온으로 인해 알래스카지역 강 곳곳에서 연어들이 죽은 채 발견되고 있다.


알래스카주 어류국(DFG) 샘 라벙 국장은 “알래스카 주내 강에서 연어들이 죽은 채 발견되고 있다”며 “연어들의 죽음은 무더웠던 날씨로 인해 수온이 상승하고 강물의 수위가 급격히 낮아진 것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래스카에서는 올 7월 독립기념일인 4일 앵커리지 낮 최고기온이 90도를 돌파했다. 앵커리지에 낮 최고기온이 90도를 돌파한 것은 기상 관측이 이뤄진 이후 처음이다.

이날 이후에도 낮 최고 기온이 80도를 넘어서는 무더위가 알래스카 전역에서 나타나면서 올 7월이 역대 가장 무더웠던 7월로 기록됐다.

DFG는 과거에도 이상 고온으로 인한 연어의 죽음을 조사한 바 있었지만 간간히 그리고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며 나타났기 때문에 관련 데이터를 집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알래스카 주내 강에서 죽은 연어의 개체수 등 관련 데이터를 모아 이를 분석한다는 방침이다.

라벙 국장은 “만약 올해와 같은 현상이 몇년간 지속된다면 아마 우리는 더 큰 문제를 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알래스카주 강 곳곳에서는 알을 낳은 후 죽은 연어를 발견하는 것은 특이한 상황이 아니다. 하지만 올해에는 알을 낳기도 전에 강에서 죽은 연어가 많이 발견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고 이들 죽은 연어의 사체를 조사한 결과 특별한 질병이나 기생충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기후변화가 연어 죽음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연어들은 강의 수온이 55도 이상이 될 경우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7일 앵커리지 북쪽의 데쉬카 리버의 수온은 81.7도까지 치솟은 것으로 조사됐다.


7월 11일에는 베링해협으로 흘러들어가는 강 유역에서도 핑크 연어가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됐고 7월 중순에는 유콘 리버와 코유쿡 리버에서도 850마리의 연어가 죽은 채 발견됐다.

무덥고 건조한 알래스카 날씨는 주 전역의 강물 수위를 위험한 수준으로 낮추고 있다. 일부 강의 하구는 무더운 날씨로 인해 강물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이 말라 있어 연어들의 회귀를 막고 있고 이로인해 알을 낳지 못하면서 연어 개체수는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일부 강에서 연어 낚시를 금지시키고 있지만 개체수를 증대하는 데는 역부족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서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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