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동절 명상

2019-08-26 (월) 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크게 작게
금년 노동절(Labor-Day)은 9월 2일이다. 모든 노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노고를 생각하며 또한 노동의 신성함을 되새기는 날이다. 영어의 vocation이란 말은 지금은 직업과 같은 뜻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본래 이 말은 '부르심'(calling)이란 뜻이었다. “일은 하나님의 부르심”이라는 본래의 신앙적 의미가 쇠퇴하였음을 알 수 있다.

화가 밀레(Jean-Francis Millet,1814-1875)의 명화 '만종(晩鐘)'이 있다. 밭에서 일하던 농부 내외가 교회 종소리를 들으며 일손을 멈추고 저녁기도를 드리는 장면이다. 이 그림의 본래의 제목은 '안제루스'(Angelus) 곧 '기도'이다. 일본인들이 기독교의 냄새를 지우려고 만종이란 그럴듯한 이름으로 고친 것이다. 이 그림은 너무나 유명해서 어느 책에서든지 못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그림을 자세히 보면 저녁 석양의 광선이 농기구와 손달구지에 초점을 두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 화가는 어째서 빛의 촛점을 농부에도 두지 않고, 지평선에 보이는 교회당에도 두지 않고, 농기구에 두었을까? 그것은 화가의 사상이 반영된 것이다. 화가는 노동의 신성함을 작품으로 나타냈다. 하나님과 함께 일한다는 신앙적 노동관을 드러낸 작품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만을 한다면 가치있는 인간이 못된다. 내가 해야 될 일을 하는 것이 삶을 보람차게 만든다. 해야 할 일의 범위가 이웃을 향하여 넓게 미친다면 그만큼 그는 가치있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소위 축복 받은 사람이란 많은 것을 소유한 삭람이 아니라 자기와 자기 가족의 범위를 넘어서서 땀을 흘리는 사람을 가리킨다. 인간의 참다운 기쁨은 쉬고 노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기쁨인 것이다. 내가 땀 흘리는 곳에 나의 사랑도 있다. 땀으로 얻어진 기쁨만이 참 기쁨이다. 행복하려면 일을 즐겁게 할 수 있어야 한다.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은 “나에게 여덟 시간 노동제나 봉급은 전혀 의미가 없었다. 내가 일한 것은 하고싶어 한 것이며 가장 큰 보상은 성취의 기쁨이었다.”고 말하였다. 예수는 “하나님이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요한복음 5:17)고 하셨다. 일의 목적이 신의 계획에 참가하는데 있다는 높은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

하나님은 인간이 일하지 않는 이상 무엇을 이루지 않으신다. 하나님은 산에 돌과 나무를 두셨으나 그것들을 가지고 건물을 짓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신은 철광석을 준비하시고 사람은 그것으로 기계를 제조한다. 더 나은 세계를 위하여 하나님과 함께 일한다는 정신이 성경의 노동관이다. 하나님은 새들에게 양식을 주시지만 새 둥지속에 넣어 주시지는 않는다. 곡식의 씨를 주시고 성장시키는 것은 하나님이 하시고 사람은 많은 열매가 맺도록 잘 가꾸어야 한다.

오늘도 힘겹게 직장에서 일하는 그대를 위하여 행복하게 일하며 살 수 있는 방밥을 제시하려고 한다. 첫째 당신을 남과 비교하지 말라. 경제면이든 성취면이든 비교하지 말라. 두리번거리는 것은 어지러울 뿐, 도움이 안 된다.

둘째 공짜를 즐기라. 한국 속담에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데 미국에 공짜가 많은 점을 활용하라. 도서관, 공원, 공원 속의 동물원 식물원, 무료 박물관도 있다. 비싼 돈 들여 프로 야구 볼 것 없이 어린이 야구, 고등학교 풋볼 등 공짜 스포츠가 얼마든지 있다. 야외에 조금만 나가도 미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마음것 즐길 수 있다.

셋째 그대가 필요한 것 만큼 생각하고 그대의 욕심에 기준을 두지 말라. 이를 위해서는 다소간 자기훈련이 필요하지만(수양, 신앙심 등) 필요한 만큼으로 만족하는 슬기를 익혀야 행복해진다.

넷째 날마다 '감사의 훈련'을 하라. 나는 식사할 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고 세 번 감사한다. 하나님께 감사, 만든 사람들께 감사, 유통과정 모든 사람들께 감사한다는 뜻이다.

<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