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종차별주의

2019-08-19 (월) 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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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는 여러 인종이 섞여사는 사회가 되었다. 미국이 그 대표적인 나라이다. 전세계의 인종이 모두 모여 사는 곳이 미국이다. 그런데도 미국이 이만큼 평화를 유지하는 것은 '현대의 기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인종차별에 의한 범죄들도 가끔 일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3월 17일 뉴질랜드에서 무스림 교회에 살인자가 나타나 50명의 신도들을 쏴 죽였다. 이를 추모함과 동시에 인종차별주의를 규탄하는 집회가 뉴저지 파세익 시청에서 모였다. 여기에는 뉴저지 주의 모든 종교 대표자들이 참가하여 미국의 인종차별주의를 규탄하였다. 작년 피츠버그 임마누엘 감리교회에 총잡이가 나타나 예배 중인 신도들을 향하여 마구 총을 난사하였다. 역시Hate crime이었다. Hate crime이라고 하면 그냥 미워서 죽이는 것이 아니라 인종차별에 의한 범죄를 말한다. 2015년 남부 캐롤라이나의 찰스턴 교회에 괴한이 나타나 총질을 하였다. 역시 흑인을 싫어하는 백인의 소행이었다. 내가 사는 동네의 유대교 시나고그(회당)는 최근 2중담벽을 쌓았다. 두말 할 것도 없이 유대인에 대한 증오 공격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이다. 2005년 8월 뉴올리언스에 허리케인 카타리나가 휩쓸었을 때 흑인이 67%인 도시이므로 이재민은 대부분 흑인이었다. 그들이 많이 죽은 것은 신속히 대피할 차가 부족하였기 때문이다.

한국인도 인종차별을 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해방후 흑인을 깜둥이, 중국인을 뙤놈, 일본인을 왜놈, 서양인을 양코배기라고 불렀다. 다른 인종을 깔보는 호칭들이다. 미국 군인과 함께 다니는 여성들을 아주 나쁜 말로 불렀다. 미군 지프차를 타고 가는 여성을 보면 주먹질을 하며 욕을 하였다. 성매매를 하는 질 나쁜 여자로 본 것이다.


인종차별은 미국이나 한국뿐이 아니다. 전세계적이다. 쿠바와 독일의 유색인종 차별이 요즘 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은 많은 영화를 통하여 국제적인 사랑 이야기를 만들어 인종차별의 벽을 헐려고 노략하고 있다. 명화로 꼽히는 '8월 보름밤의 찻집'은 미국 병사와 일본 소녀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그렸다. 이런 국제적인 로맨스를 적극 다루는 것이 일본의 매스컴이다. 일본 오키나와 섬은 미군과 일본 여성의 가정이 너무 많아 외국에 간 것 같은 착각을 준다고 한다.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조화를 이루는 것을 말한다. 성격이 다르고 취미가 다르고 학벌이 달라도 남녀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사랑이다. 모자이크를 보면 여러가지 색깔의 조화로서 아름다운 미술품이 됨을 본다. 아름다움이란 색과 모양의 조화에서 온다. 결혼생활의 성공이란 조화의 성공을 말하는 것이다. 두 사람이 같아지는 것이 결혼의 성공이 아니라 서로 달라도 조화를 이루는 것이 결혼의 성공이다. 화음(Harmony)의 아름다움은 많은 다른 음들의 조화에서 오는 아름다움이다.

피풀스 사전은 화음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서로 다른 소리들을 하나로 묶는 작업이다. 그래서 더 자연스럽고 발전된 새 질서를 창조하는 음악형성의 3대요소 중 하나이다.” 이런 내용은 음악 뿐이 아니라 남자와 여자의 조화에서 도 드러난다. 불화는 성격의 차이에서 보다 이해 부족에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람은 서로 얼굴이 다르듯 다른 점들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특색이다. 상대가 자기와 다르다고 불평하거나 자기와 같아지기를 바라는 것은 잘못이다. 오히려 다른 점을 음미하고 다른 소리끼리 묶어 하모니의 아름다움을 창조해야 한다.

동양인의 젓가락은 두 가락의 조화로서 그 기능을 발휘한다. 이중창이나 마찬가지이다. 두 가락을 한 손으로 조화시키는 데에 동양인의 정과 의가 흐른다. 나는 모가 난 큼직한 나무 젓가락을 좋아하는데 그것은 한국인의 멋인 소박함과 걸죽함이 스며 있기 때문이다. 서양인의 포크와 나이프는 찌르고 베는 공격적인 것이지만 젓가락은 정서와 조화의 상징이다.

<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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