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연어의 눈물

2019-06-26 (수) 07:33:48 장수진 워싱턴 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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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간 연어는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다

물고기가 죽었다
시퍼런 칼, 낯선 사내가
낯선 이들과의 잔치를 위하여
푸른 물고기의 배를 가르고
뼈를 발라 살을 취하고
척수가 끊어진 머리만 덩그러니
도마 위에 남겨 놓았다
그리운 이에게 외마디 비명도 전하지 못한 채
몸뚱이가 저며 나간 물고기의 푸른 눈동자엔
핑 돌아 고인 피가 눈물로 맺혀있다

<장수진 워싱턴 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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