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영사관 사칭한 보이스 피싱

2019-06-26 (수) 07:31:16 고영희 포토맥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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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모르는 전화번호로 전화가 왔다. 워낙 광고와 스팸 전화가 많이 걸려와 모르는 번호가 뜨면 받지 않았고 얼마 전 신문에서 보이스 피싱에 대한 글을 읽었기에 그냥 무시하려 했는데 음성 메시지에 신호가 울려 들어보니 주미한국영사관에서 전한다며 나에게 문제가 생겨 출국금지가 되었으니 자세한 내용은 9번을 누르라고 남겨져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법을 위반한 일도 없고 죄지은 일도 없는데 ‘출국금지’라니 나도 모르게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주위에서 보이스 피싱이니 신경 쓰지 말라고 하는데도 찜찜한 마음이 들어 DC 총영사관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 설명을 다 하기도 전에 요즘 그런 일이 많으니 모르는 전화번호는 받지 말고 문제의 그 번호는 차단하라고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다. 안도와 함께 그 번호를 차단했지만 다음 날 또다시 다른 번호로 음성 메시지에 남겨져 있었다.

지난해 보이스 피싱 피해액이 4천 440억원을 기록했고, 피해자는 5만명에 육박했다고 밝히며 매일 134명이 피해를 보았다는 금융감독원의 기록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컴퓨터의 발달로 ‘필요악’이 되어버린 디지털 시대에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빠른 검색, 정보 전달로 많은 장점이 있지만 여러 가지 발생하는 문제 때문에 사회 혼란과 사생활 침해를 받는 것 같다.

신문 기사에서 읽고 뉴스에서 보아왔던 일이 나에게도 일어났으니 알고도 당한다는 보이스 피싱에 대해 주위 분들께 알리며 조심하라 당부를 했다. 남에게 깊은 상처를 주며 쉽게 돈을 벌려고 하는 사고방식과 점점 더 교묘해져 가는 사기 행각이 사라지는 날을 꿈꾼다. 다시 한번 보이스 피싱에 대하여 주의하여야겠다.

<고영희 포토맥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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