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태아와 낙태

2019-06-13 (목) 백향민 영어음성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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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앨라배마 주에서 낙태 반대법을 통과시켰다. 강간에 의한 임신도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도 낙태가 금지된다. 이런 극단적 법 조항에 대해 낙태 반대론자들까지도 지나치다고 우려한다. 여성들은 반발하지만 남성위주의 주 의회를 극복하지 못했다. 나는 기본적으로 낙태에 찬성한다. 무분별한 낙태는 안 되어도 낙태는 태아의 권리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태아를 임신하는 여성에게도 권리가 있어야 한다. 강간이나 근친상간 장애를 가진 태아는 낙태가 옳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유아는 어떤 다른 포유류 동물의 새끼에 비해 덜 성장한 상태에서 태어난다. 이러한 이유는 직립의 진화 과정에서 여성의 골반이 좁아져 더 이상 자라면 출산 자체가 불가능 하며 임산모의 생명이 위태로워 미성숙한 상태에서 출산을 하는 진화적 선택 때문이다. 아프리카 누의 새끼는 태어나 즉시 네 발로 서며 수분 안에 엄마 누와 함께 시속 50킬로 속도로 달린다. 침팬지의 새끼는 며칠이면 나무를 타는 엄마의 등에 매달려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면 인간의 유아는 태어나면서 인간성을 가지고 태어날까 궁금해진다.

인간세계는 다른 동물에 의해 양육된 인간의 100여 건 이상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들을 연구한 과학자의 보고서에 의하면 그들은 인간의 마음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한다. 자신을 양육해준 동물 엄마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한다. 늑대에 의해 키워진 인간은 음식을 씹지 않고 삼키며 들어 눕지 못하고 엎드리기만 한다. 이미 무릎 관절은 늑대처럼 네발로 뛰도록 발달되어 있다. 이런 연구의 결과는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완전한 인간이 아닐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한 설명이 될 수도 있다. 즉 인간은 유아가 양육되어 인간이 되는 것이지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이들 동물에 의해 양육된 인간 아닌 인간들은 인간들에 의해 인간으로 환원 시키려 할 때 적응하지 못하고 스트레스로 사망한다. 인간의 조건은 몸과 정신 모두 인간이어야 한다.


인간의 유아는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고 인간으로 양육되는 것이라면 태아는 아직 인간이 아닐 수 있다. 그러므로 낙태는 도덕적인 문제는 될 수 있지만 법적인 것 일까의 문제를 제기해 본다.

얼마 전 인도의 한 청년이 자신의 동의 없이 태어나게 했다고 부모를 고소한 전대미문의 사건이 있었다. 이 청년의 행동을 옹호할 생각은 없지만 솔직히 누구나 정말 삶이 힘들고 지칠 때 잠시라도 안 태어난 것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안 해본 사람이 있을까? 태아도 태어나지 않을 권리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은 아직 인간이 아니다. 객관적으로 경험적으로 세상에 태어나면 삶이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이미 예견되는 태아를 굳이 출산시키는 것까지 선이라는 주장은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잔인하다는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

<백향민 영어음성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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