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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의 가슴 찡한 이야기 앵글에 담아

2019-05-3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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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작가 우소라사진전, 내달 5일까지 K&P 갤러리서

노부부의 가슴 찡한  이야기 앵글에 담아
치매 걸린 할아버지와 그 곁을 묵묵히 지킨 할머니의 가슴 찡한 노부부 이야기를 오는 6월5일까지 맨하탄 첼시 소재 K&P갤러리(547 W 27th st #518, NY)에서 열리고 있는 우소라 작가의 사진전에서 만나볼 수 있다.

2016년 할아버지의 장례식을 다녀온 할머니의 모습으로 끝나는 ‘인생의 동반자’(Life Compan ion) 시리즈는 60년의 세월을 함께 한 노부부의 일상기록을 카메라 앵글에 담아냈다.

실제 작가가 본인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의 일상을 체험하며 기록한 일종의 투병기로써 오랜 세월 속 축적된 유대감으로 묵묵히 서로를 지키며 이별을 동행하는 노부부의 애틋한 풍경을 우리에게 담담히 보여준다.


할아버지는 치매에 걸려 집 밖으로 나갈 수 없고 그런 할아버지 곁엔 항상 할머니가 있다.

할 일이라곤 달력 보기, 화투, 담배밖에 남지 않은 할아버지는 하루에도 수십 번 했던 행동을 반복하고 질문하는데, 할머니는 기꺼이 그 외로운 싸움을 함께 한다. 이제 그들에게 세상은 집이 되었고 그 작은 공간에서 펼쳐지는 24시간은 잔잔하지만 치열하다.

2011년 징후들로 시작된 이 소리 없는 전투가 이제는 일상이 된 부부는 각자의 일과에 충실하며 하루를 살아낸다. 여전히 달력만 보고 화투만 치고 담배만 태우는 할아버지 그리고 그런 할아버지 곁에서 곤히 낮잠을 청하는 할머니, 그 풍경 속엔 두 개의 서로 다른 궤적이 얽혀가며 펼쳐지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

△문의 www.kandpgallery.com, 이메일: kandp galler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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