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제 아시안의 시대가 오나 보다

2019-05-25 (토)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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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뉴욕에서는 특목고(특수목적 고등학교)관련 이슈가 뜨겁다. 2019년 특목고 아시안 학생들의 합격 분포를 보면8개 특목고 중에서도 명문으로 꼽히는 스타이브센트 고등학교(587명, 65.5%), 브롱스과학고(463명, 57.6%)와 브루클린텍 고등학교(884명, 48%)순으로 절반 또는 그 이상이 한인 등 아시안 학생들이다. 여기서 아시안 학생의 대분은 중국, 인도, 한국계들이다. 그래서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렇게 인종적으로 불균등한 교육 시스템은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뉴욕시의 특목고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하였다. 이에 아시안 학부모와 정치인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뉴욕시 최고의 명문고인 스타이브센트고등학교는 뉴욕시 5개 보로 거주 학생들만 지원 할 수 있고 인종별로 선발하지 않고 오로지 시험을 통해서만 선발한다. 매년 3만명에 가까운 뉴욕시 중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이 응시를 하고 그중 상위 4%미만이 스타이브센트 고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고 그외에는 그다음 성적의 특목고에 입학할 수 있다. 그런데 다 같은 스타이브센트 출신 학생들도 아이비 대학 지원에서는 불이익을 받는다고 한다. 2014년 하버드대의 아시안 차별관련 소송을 보면 하버드에 지원해서 합격한 학생들을 보면 백인은 55명이 지원해서 7명이 합격했고 아시안은 113명이 지원해서 7명이 합격했다고 한다.

그럼 왜 뉴욕시에서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들의 특목고 입학율이 한자릿수 밑일까? 아시안 학생들은 특목고를 목표로 열심히 공부를 했고 히스패닉이나 흑인들은 그렇지 않았다. 특히 흑인들과 히스패닉이 많은 지역의 학교에서는 중학교내 우수반 수업이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특목고를 준비하는 중학교내 프로그램도 줄었다. 이것은 뉴욕시 교육국이 그렇게 한 것이다. 2009년과 2013년 사이 브루클린, 퀸즈 그리고 브롱스의 가난한 지역 중학교에 있는 60여개의 우수반 수업 프로그램이 중단됐다. 현재 남아있는 우수반 수업은 10개 학교뿐이다.


아시안들에겐 좋은 교육을 받는 것이 아메리칸 드림 중의 하나다. 특히 부자 아시안들이 돈으로 아이들을 가르쳐서 특목고에 많이 간다는 편견이 판을 치고 있지만 뉴욕시의 아시안들의 수입은 뉴욕시 평균 임금보다 낮다. 그렇지만 교육만은 잘 시키고 싶은데 비싼 사립은 어렵다 보니 부모들과 가족들의 열망이 특목고가 된 것이다. 말하자면 아시안들은 가정과 학교 그리고 본인이 특목고를 뚜렷한 목표로 공부를 한 것이고 흑인과 히스패닉 커뮤니티의 중학생들은 일찍부터 그런 목표를 세우지 못하였다는 것이 뉴욕포스트 4월 2일자 기사다.

가장 늦은 후발 이민자 집단인 아시안들은 빽도, 권력도, 발판도 그리고 돈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나마 열심히 노력하면 받을 수 있는 학교점수라도 잘 받기 위해서 비교적 일찍 미국에 자리 잡은 커뮤니티 학생들 보다 공부를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뉴욕시 드 블라지오 시장은 아시안들만 잘하는 것이 인종불균등이라고 뉴욕시 특목고를 폐지하겠다고 한다. 그보다는 뉴욕시 공립학교의 질이 어떻게 망가지고 있는 먼저 파악하고 시정부가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그리고 뉴욕시와 뉴욕주 고위 공무원 중 아시안들이 얼마나 진출해 있는지 조사해서 정부의 인종별 교용불균등부터 바로잡는 노력을 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아시안들의 진출이 곳곳에서 견제 당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아시안들의 시대가 눈앞에 와있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한인들과 아시안들이 자신의 권리와 이익을 옹호하기 위한 정치적인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것이다. 그 시작은 바로 유권자 등록과 선거참여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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