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폭포

2019-05-23 (목) 07:40:02 서윤석 워싱턴문인회
크게 작게
따뜻한 햇살이 우리 얼굴에 내릴 때
물살은 바위들 사이로 흐른다
부딪쳐 흰 거품으로 아픔 속에서 빛나고
외로움을 여기에서 버리고 천둥소리를 내며 산화한다

다시 보이고 들리는 모습이여
푸른 옷을 입은 노랫소리
겨울의 시련을 이겨낸 목소리
너는 바위에 부서져 더욱 빛나는 물살이다

너의 몸짓은 율동적이고 경쾌하며
입술은 빨갛게 물들었다
치켜올린 입가는 지나간 슬픔을 말하지만
방문객을 맞으면 함께 춤 추는구나

녹색 나무들 이웃하며 떨어지는 폭포
긴 세월, 도시 한 가운데 숨어
보상도 없이 힘든 삶을 이어온 생명이여
인연이 닿는 바위가 되어 안아주고 싶구나

<서윤석 워싱턴문인회>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