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라는 단어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뭉클하다. 62세에 고혈압으로 쓰러지셔서 3일 만에 천국으로 가신 내 어머니.
4남매를 기른 후 내가 할머니, 증조 할머니가 되니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살아계실 때 더 잘 해드리지 못한 것이 죄스럽다.
나는 외아들인 우리 아버지의 맏딸로 태어나, 할머님과 아버지의 사랑을 많이 받고 컸다. 아버지는 9세 때 할아버님을 여의고 누나 둘과 홀어머님의 외아들로 고생을 많이 하고 자수성가 하신 효자이셨다.
이렇게 사랑만 받고 자라는 딸이 염려되셨는지 어머니는 나에게 늘 엄하셨다. 그래서 어릴 적에는 혹시 의붓 엄마가 아닌가 하는 의심도 한 적이 있다.
내가 출가 하고 자식을 기르다 보니, 이제사 어머님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자식은 겉으로는 엄하고 마음속으로 사랑해야 된다”고 하셨던 어머니 말씀이 새록새록 생각 난다.
지금 내가 이 만큼 사람이 된 것도, 어머님의 교육 덕분이고 곱게만 자라 외아들에 시누이가 7명인 시댁으로 출가한 것도 내 팔자였으리라.
늘 할머님의 교훈 “착한 끝은 있으니 참고 살면 끝이 있다”는 말씀과 자상하신 아버지 이셨으나 무서울 때는 엄하게 꾸짖던 아버님! 그리고 묵묵히 뒤에서 지켜보시던 어머니! 이분들의 교훈이 나를 한 인격체로 만든 것 같다.
할머님 교훈대로 젊었을 때는 고생도 많이 했으나, 늦복을 탔는지 4남매의 7손주, 4증손자까지 두게 되었다. 다들 열심히 살고 있고, 제 본분을 다 하는 자식들을 보니 내가 잘 살아왔다는 자부심이 생긴다.
나이 들어 내가 좋아하는 글도 쓰고 주변의 좋은 벗들도 많으니 이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라 생각하며 더욱 감사하는 마음으로 여생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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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은옥 워싱턴 두란노문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