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민주주의는 민이 주인되어 만드는 것

2019-05-18 (토)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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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원조는 당연히 미국이다. 미국 건국의 주역들은 어떻게 하면 왕이나 권력으로 부터 시민의 자유와 재산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를 최우선에 두고 미국을 건국하였다. 그리고 시민들에게 정치인이나 정부의 정책을 설명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가장 잘 수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정부관료와 정치인들이 직접 찾아가는 타운홀 미팅이나 공청회를 만들었고 또 권력을 대대로 물려 받는 귀족정치가 아닌 시민들이 직접 정치인들을 선출하는 선거제도를 도입했다.

뿐만 아니라 일을 잘못하는 정치인과 관료를 끌어 내리기 위한 주민소환제도도 만들었다. 여기에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가 철저히 독립되어서 서로 견제를 하게하고 법치에 의한 국정운영을 하게 하였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독재자가 나올수가 없었다. 물론 특정 정당이 선거에 의해서 다수당이 되어서 행정부와 입법부를 장기간 장악한다면 특정 정당의 독재는 가능하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독재자들은 법치에 의해서 국정을 운영하지 않고 권력을 집중화하여 법을 무시하고 국민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경찰이나 군대를 동원하여 저항하는 국민들을 체포하고 심지어 학살하는 행위까지 한다. 모든 정치인과 관료들이 국가를 운영하는 제 1원칙은 국민의 자유와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다. 그러나 독재자는 국가를 위한다고 하면서 사실은 자신과 자신의 집단 이익을 위해서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생명을 파리 목숨처럼 여긴다. 그리고 그들의 말로는 늘 국민들에 의해서 심판을 받아서 감옥에 가거나 내부 분열로 암살을 당하거나 해외로 도망가는 운명을 맞게 된다.


민은 하나의 개체로 보면 보잘 것 없다. 그러나 민이 모여서 수만이 되면 그 어떤 것으로도 막을 수 없다. 우린 그것을 1960년 4.19에서 보았고, 1987년 6월 항쟁에서 보았고 2016년 10월 26일 부터 2017년 4월까지 이어진 장장 6개월간의 촛불항쟁에서 보았다. 한국 현대사를 바꾼 3개의 국민항쟁은 거의 30년 마다 일어났고 그때 마다 민이 독재 권력을 무너뜨렸다. 그러나 같은 형태의 국민저항인 부산마산 항쟁과 광주 항쟁은 국가 권력을 찬탈한 신군부에 의해서 철저히 짓밟혔다. 그것은 박정희 18년 장기독재가 민주주의를 주장하고 가르치는 사람들을 모두 잡아넣고 빨갱이라는 마녀사냥을 했기 때문에 전국적인 항쟁의 지도부를 구성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산마산 항쟁과 광주항쟁은 1987년 항쟁의 이념과 정신이 되어 6월 항쟁의 전국적인 지도부인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를 만들었고 마침내 대통령을 국민들이 직접 뽑는 직선제 선거제도를 되찾을 수 있게 하였다.

미국이 민주주의의 원조가 된 것은 영국 왕정의 식민지 압제에 더 이상 굴종하지 않고 저항으로 맞섰고 거기에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자는 미래의 희망을 불 지핀 건국의 주역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미국은 역동적인 힘으로 부상하였고 오늘날 세계를 이끌어가는 역사상 가장 강한 대국이 되었다. 그러나 사람도 나이를 먹듯이 나라도 나이를 먹는다. 이제 미국도 300년이 다되어 가면서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다. 정치권은 더욱더 극단적인 대립각을 세우고 분열을 하고 있다.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우리의 마음을 더욱더 불편하게 하고 있다.

이제 미국의 시민들이 건국이념으로서의 민주주의에 대한 원칙을 되돌아보고 정치인들이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자신들의 정당과 이념의 안경으로 자의적 해석을 하지 않고 시민들의 요구를 정책으로 세우고 집행하게 해야 한다. 그래서 민주주의를 위한 선거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닳고 투표에 적극 나서야 하는 유권자의 임무를 소흘히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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