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미국프로골프협회(PGA) 챔피언십이 오는 16일 뉴욕에서 개막한다. 장소는 롱아일랜드 베스페이지 블랙코스. 이 골프코스에서는 오는 2024년 라이더컵도 열릴 예정이다.
이번 대회 최대 관전 포인트는 역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선전여부다. 지난해 디오픈 공동6위, PGA챔피언십 준우승, 올해 마스터스 우승 등 최근 메이저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우즈가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선수들도 총 5명 출전한다. 지난 2009년 이 대회에서 우즈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둬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던 양용은(47)이 ‘필드의 풍운아’ 존 댈리(53)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다. 지난 주 PGA 투어 데뷔 8년만에 첫 우승을 달성한 강성훈을 비롯한 김시우, 임성재, 안병훈 등 역시 출전 준비를 마쳤다. 뉴욕일원 한인 골프애호가들의 시선이 온통 베스페이지 블랙코스로 쏠리고 있는 이유다. 한인 갤러리들 역시 그 곳으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골프대회를 관전하는 사람들은 야구, 농구, 풋볼 등의 관중과 달리 갤러리로 불린다. 페어웨이 양편으로 늘어난 모습이 화랑을 연상시키고 미술품을 관람하듯 숨죽여 플레이를 지켜본다는 데에서 유래했다.
이제 한인사회엔 골프가 참여 스포츠뿐만아니라 관람스포츠로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 모습이다. 뉴욕일원에서 열리는 PGA나 LPGA 대회에 한인 갤러리들이 점점 더 수를 더해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인들이 갤러리를 하러 가는 것은 대부분 ‘세계 정상급 프로들의 샷을 보기 위해’서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갤러리를 하기도 한다. 관람유형은 주로 좋아하는 선수만을 계속 따라 다니는 방식이다. 관심 있는 홀이나 마지막 18홀에 자리를 잡고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 보기도 한다. 가장 성적이 좋은 조를 따라 이동하는 갤러리들도 제법 있다. 대회 마지막 날 갤러리들은 거의 그런 편이다.
한인갤러리들은 대부분 지인들과 함께 한다. 동호회 및 친구들과 관람을 하는 경향이 짙다. 가족과 함께 소풍을 겸해 코스를 찾는 갤러리들도 하나 둘 늘고 있는 추세다. 부부는 경기를 보고 아이들은 잔디에서 뛰놀며 좋아하기 때문이다. 혼자서 갤러리를 하러 가는 골프 매니아들도 수두룩한 편이다.
골프를 즐기는 갤러리들은 선수들의 드라이버 샷, 아이언 샷, 퍼팅 등 샷과 구질을 중점적으로 본다. 핸디가 낮은 갤리리일수록 상황별 대처능력, 코스 공략법과 다양한 표정까지 세심하게 살핀다고 한다.
골프는 매너와 예절을 중요시하는 스포츠다. 선수들끼리 지켜야 할 예절도 있지만 갤러리로서 선수들을 위해 지켜줘야 할 에티켓도 있다. 우선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선수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정숙하게 관전해야 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 핸드폰 진동은 기본, 통화는 경기에 지장 없는 곳에서만 한다. 선수가 어드레스에 들어가면 동작을 멈추어야 한다. 샷과 퍼팅 모두에 해당된다.
골프장에서 함성을 지를 수 있는 순간은 샷이 모두 끝났을 때뿐이다.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가 홀 아웃을 했다고 서둘러 이동하는 것은 무례한 행동이다. 다음 선수의 집중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갤러리들은 선수들의 샷과 타구 방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선수가 친 볼을 건드리거나 가져가서는 절대 안 된다.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신발은 운동화나 골프화를 신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인 요청은 경기 전후에만 가능하다.
이처럼 갤러리 에티켓 준수는 그리 어렵지 않다. 조금만 신경쓰면 쉽게 지킬 수 있다. 그러지 않으면 꼴불견 갤러리가 될 뿐이다.
오는 16일 PGA 챔피언십 본선 대회가 시작된다. 이 대회를 찾는 한인들은 메이저 대회 수준에 걸맞는 갤러리 에티켓을 꼭 지켜야 한다. 한인 골프 문화를 평가할 수 있는 잣대는 갤러리들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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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창흠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