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증적 증거를 근거 삼도록 가르쳐 과학 개념과 유사
2019-05-10 (금)
이정은 기자
종교 논쟁이 벌어질 때마다 빠지지 않는 주제가 바로 ‘불교는 종교인가? 철학인가?’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일부 불교학자들은 ‘불교가 종교인지 과학인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불교전문지 트라이시클은 최근 위스콘신-매디슨 대학의 존 던 교수가 쓴 ‘불교는 종교인가? 과학인가?’란 제목의 글을 실어 눈길을 끌었다. 이 글은 불교 초심자를 위한 온라인 강의 일환으로 발표된 것으로 던 교수는 불교 강의와 젠 센터 등에서도 활동한 인물이다.
불교가 과학이라는 주장은 이미 19세기 중반부터 이어져 왔다는 던 교수는 불교에서는 무엇이든 증명하려면 실증적인 증거를 근거로 삼도록 가르친다는 점에서 과학의 개념과 일맥상통한다고 봤다. 단순히 가르침을 무조건 따르고 믿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경험적 증거를 토대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 과학적인 접근과 유사하다는 것.
또한 불교 경전을 3장으로 나눌 때 논부를 총칭하는 아비달마에서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해 매우 세밀하고 깊이 있게 다룬 것도 과학적인 특성으로 꼽았다. 이 때문에 뇌의 기능과 활동을 연구하는 뇌과학자들이 경전에서 다룬 마음을 다스리는 내용을 보며 새로운 대안적 차원의 연구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불교를 과학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는 점도 동시에 지적했다.
과학이라면 새로운 가설이 세워지고 연구와 실험을 통해 증명이 되거나 이론이 뒤집히며 발전해야 하는데 불교는 수천 년 동안 기본 논리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또한 미국의 문화적 시각에서 바라볼 때에도 불교가 과학이라고 하면 더 이상 종교가 될 수 없는데 불교의 궁극적인 가르침이나 수행 목적을 살펴보면 종교가 아니라고 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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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