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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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특권

2019-05-08 (수)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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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고 어둡던 4월은 가고 어느새 밝고 화창한 5월이 우리 눈앞에 화려하게 펼쳐졌다. 이른바 ‘계절의 여왕’ 5월이다. 맑고 신선한 공기, 빛나는 햇살과 함께 사방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형형색색의 꽃들, 그리고 어느새 크게 자란 연두빛의 아름다운 나뭇잎들이 우리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사람들은 5월이 되면 대자연이 지닌 신비에 경탄하며 마음속에 어두움을 말끔히 씻어내고 저마다 희망을 노래한다. 이 아름답고 눈부신 계절에 오랫동안 학창생활을 하느라 수고하고 애쓴 수많은 대학생들이 졸업을 하고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이들의 졸업식은 10일부터 열리면서 대체로 한 달 내내 각 대학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들에게 펼쳐질 세상은 기대만큼 녹록치 않고 난관 투성이다. 미국경제 지표는 최근 최상승으로 호전돼 있다고 하지만 이들에게는 적지 않은 학자금 빚과 당장 자립해나가야 할 생계비 마련에 필요한 일자리 구하기부터 만만치 않은 현실이다.


미국의 한 신용회사의 통계결과 지난 2004년 기준으로 대졸자 4,000만명이 등록금 인상과 일자리 감소와 함께 평균 2만9,000달러씩의 학자금 빚을 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이들에게 일자리는 하늘의 별따기다. 국제금융위기 이후 장기화된 세계경제 침체에다, 모든 분야가 갈수록 기계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은행은 물론, 하다못해 월그린, Rite Aid와 같은 일반 체인점 등 어느 곳을 가도 업무중 일정부분은 기계로 대치되고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이들이 결국 찾아갈 곳은 만만한 부모뿐이다. 구직실패 등으로 경제적 압박을 느낀 아시아계 청년층이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사례가 늘면서 청년 10명중 3명이 “부모 덕에 산다”고 답했다는 비영리 여론조사 단체 퓨 리서치의 지난해 발표 결과가 이를 그대로 반영한다. 비싼 등록금에 죽어라 고단하게 공부하고 학교 문을 나서지만 결국 이들에게 현실은 불안감과 절망감만이 넘실거린다.

그렇다고 자포자기만 하고 있을 일은 아니다. 졸업생들에게는 젊음이라는 게 있지 않은가. 젊음이 있는 한 이들에게 언제고 희망은 있다.

영국시인 사무엘 울만은 시 ‘청춘’을 통해 다음과 같이 예찬했다. 젊음은 나이가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장밋빛 두 뺨, 앵두 같은 입술, 탄력 있는 두 다리가 곧 젊음은 아니다./ 강인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시들지 않는 열정이 곧 젊음이다. 젊음이란 길고 깊은 인생의 샘물 속에 간직된 신선미 바로 그 자체다./ 젊음은 눈치 빠르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다. 어려움을 뚫고 나가는 기백이요, 안이를 뿌리치는 용기를 뜻한다. 젊음은 무임승차가 아니요 스스로 개척하는 힘이다.

그렇다 젊음이란 평생 한번 밖에 누릴 수 없는 특권이다. 그래서 미국시인 롱펠로우도 “청춘은 우리의 인생에서 단 한번밖에 오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 젊음을 근심, 자기 불신, 두려움, 절망으로 희망과 꿈을 시들게 할 수는 없다. 현실은 비록 녹록치 않더라도 기회를 보며 목표를 향해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노력으로 한발 한발 나아가야 한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내게 나무를 벨 8시간을 준다면 그중 6시간은 도끼를 가는데 쓰겠다.”고 한 것처럼 마음을 급하게 가질 필요가 없다. 앞으로 살아갈 날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급하더라도 꼭 돈을 버는 데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다. 앞으로 닥칠 거친 세파에 맞서 싸워나갈 수 있는 힘을 기르면서 계속 성장을 거듭해 가야 한다.

실제로 인생에서 성공한 사람들도 이렇게 말한다. “젊음이란 성장의 시기, 느려도 좋으니 결코 멈추지 마라. 느린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멈추는 것을 걱정하라. 성공은 최선의 나 자신이 되는 것이며 최선의 나 자신이 되려면 끊임없이 성장해야 한다.”
대학문을 나서는 졸업생들이여, 당장 어려움이 있더라도 두려워 말라. 성공한 인생 선배들이 해주는 권고를 마음에 새기고 열심히 도전하라. 언젠가는 그대들의 원하는 바가 손에 잡힐 것이다. 불안감을 떨쳐버리고 희망을 갖고 달려가라. 그것이 그대들의 존재 이유요, 젊음이 있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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