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남순자씨 장례식에 300여명 찾아…추모객들 “퓨얄럽 커뮤니티 어머니였다” 애도

2019-05-06 (월)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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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지난달 27일 페더럴웨이 디케이터 고교생 2명의 권총 강도에 희생된 퓨얄럽 편의점 한인 여주인인 고(故) 남순자(79)씨의 장례식이 지난 주말 수많은 추모객들의 애도 속에 치러졌다. 남씨 부부가 평소 다녔던 한인교회인 워싱턴 한마음 장로교회 김미성 목사가 집례를 맡은 가운데 지난 4일 퓨얄럽 우드바인 공원묘지에서 열린 장례예배에는 300여명이 찾았다. 이날 장례예배에는 남씨의 이웃인 백인들이 많이 찾았지만 남씨 부부와 함께 신앙생활을 했던 한인교회 교인과 고경호 워싱턴주 한인그로서리협회 전 회장 등 한인들도 적지 않게 함께 했다.

김미성 목사는 이날 “남씨는 정말로 겸손한 크리스천이었다”고 애도했다. 남씨 아들 인 남도현씨는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해준 여러분이 지난 40년간 내 어머니와 아버지의 가족이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남씨는 “우리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은 슬픔이고 비극이지만 어머니는 이렇게 강한 커뮤니티를 만들게 해줬으니 이제는 어머니의 삶과 여러분의 애도를 통해 행복으로 바꿔 나가자”고 당부했다.


장례예배에 참석한 이웃들은 한결같이 “남씨는 커뮤니티의 어머니였다”고 회고했다.

한 이웃은 “남씨 가족은 지난 40년 핸디 코너 스토어를 지켰고, 가난한 이웃에게는 식재료를 외상으로 가져가도록 해주며 봉급 날까지 기다려주는 사람이었다”며 “핸디 코너 스토어는 퓨얄럽 주민들의 사랑방이었고, 남씨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 알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1940년 북한인 평안북도 강개에서 태어난 남씨는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전인 초등학교 2학년 9살 때 온 가족이 남한으로 내려왔다. 이후 한국 전쟁 등으로 부산으로 내려가 초등학교를 졸업한 남씨 가족은 이후 서울로 올라와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녀는 이화여대 도서관학과에 입학해 학사는 물론 석사과정까지 마친 뒤 이화여대 도서관장으로 일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로도 일했다.

1978년 타코마 지역으로 이민을 왔으며 이듬해인 1979년 핸디 코너 스토어 가게를 인수해 운영해왔다.

한편 이번 사건을 수사중인 피어스카운티 검찰은 범인인 라브리 톰슨(16)을 성인으로 기소했다. 특히 톰슨이 공범인 프랭클린 띠오(16)를 총격으로 살해한 것으로 보고 집중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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