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동성애자라 부당해고 당했다”

2019-04-29 (월) 서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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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자라 부당해고 당했다”

크리스텐슨 전 사무총장, 차별 등 이유로 부인회 제소

지난 1월 대한부인회(KWA)에서 해임된 트로이 크리스텐슨 전 사무총장이 차별 및 부당해고를 이유로 부인회를 제소했다.


크리스텐슨 전 사무총장은 최근 타코마 지역 최대 일간지 타코마 뉴스 트리뷴(TNT)과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동성애자이고 남자와 결혼했다는 이유로 KWA 이사진에 괴롭힘을 당한 후 결국 해고됐다”고 주장했다. 트리뷴은 KWA가 이번 소송에 논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크리스텐슨의 소장에 따르면 그가 2016년 7월 취업 인터뷰 6주 후 취임하자 은성 켈리 류 당시 이사가 써니 고 이사에게 크리스텐슨 사무총장 선임에 반대표를 던졌다고 말했고 고 이사가 이유를 묻자 “나는 기독교인으로 동성애 사무총장을 지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 이사는 류 이사에게 크리스텐슨이 동성애자인지 어떻게 짐작할수 있냐고 묻자 류 이사는 “그의 행동과 옷차림만 봐도 알 수 있다”며 “기독교인으로 그가 선택한 ‘라이프 스타일’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소장은 덧붙였다.

현재 변호사인 고 이사는 당시 이 같은 대화가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TNT는 밝혔다.

크리스텐슨 전 사무총장은 여성과 26년간 결혼생활 끝에 2013년 이혼하고 현재의 남편인 랜디 프로벤칼씨를 만나 2016년 2월 재혼했다.

그는 “취업인터뷰 당시 나의 성취향 여부는 거론되지 않았다”며 “만약 인터뷰에서 질문이 있었다면 나는 그 사실을 숨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7년초 그레이스 박 이사장과 그레이스 김 봉사위원장이 취임하고 류 이사가 부위원장으로 선임되자 크리스텐슨 전 사무총장과의 관계는 더욱 악화됐고 특히 KWA 창립 멤버인 설자 워닉 이사와의 관계도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텐슨은 이들이 협회 운영에서 사무총장의 업무에 개입하는 등 점차 자신의 권한을 침해하는 사례가 늘어났다고 소장에서 주장했다. 그는 또 같은 해 12월 이들이 이사장과 봉사위원장으로 재임되자 관계가 더욱 악화됐고 회의석상에서 자신에게 고함을 지르고 발언을 끊는 행위가 자주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 1월 11일 열린 회의에서 김 이사장과 류씨 그리고 또 다른 이사 1명이 이유도 밝히지 않은채 자신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고 12일 열린 이사회에 불려가 입장 설명 기회를 받았지만 정직 처분 사유는 여전히 알 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1월 13일 이메일로 해임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불안, 우울증 등 스트레스와 연관된 여러 가지 질병을 치료받고 있다고 주장한 크리스텐슨 전 사무총장은 이번 소송에서 보상금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서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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