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수도요금이 무려 2만6,000달러

2019-04-29 (월) 윤여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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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요금이 무려 2만6,000달러

웨스트시애틀 부부, 집 밖 도로 밑 수도관 파열 몰라


반액 탕감 받았지만 보수공사비 4만달러 내야할 판

웨스트 시애틀의 한 부부가 지난달 시애틀 공공사업국(SPU)으로부터 2만6,000달러 가까운 상하수도 요금 고지서를 받고 까무러칠 뻔 했다. 그전까지 통상요금은 평균 110달러(2개월분) 정도였다.

건축공사장 기술자인 집주인 크리스 로즈는 이에 앞서 “미터기에 연결된 수도관에서 물이 새는지 조사해보라”는 검침원의 쪽지를 우편함에서 보고 집 주위를 뒤졌지만 미터기를 찾지 못했다. 그가 고용한 청부업자 역시 한참을 헤맨 끝에 미터기가 로즈의 옆집을 지나 100피트나 떨어진 길 건너 모퉁이에 가설돼 있고 도로 밑의 수도관이 파열됐을 발견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막폭풍’ 작전(1992~1997년)에 참전한 미 공군 제대병으로 외상후 신경장애(PTSD를 앓는 크리스는 수도요금을 내려고 낡은 트럭과 자전거와 스키 등을 팔았지만 고지서 요금에 턱도 없이 모자랐다. 그는 자기 능력으로 해결할 수 없음을 알고는 시애틀타임스와 SPU에 도움울 요청했다. 그의 부인은 전업주부이다.

SPU는 로즈의 하수도요금 1만8,881.92달러는 전액 면제해주고 상수도요금 6,905.81달러는 50%를 삭감해주겠다고 통보해왔다. 하지만 로즈만을 위한 특혜는 아니다. 시애틀타임스에 따르면 SPU는 지난 2018년 한해동안 로즈와 비슷한 낭패를 겪은 673 가구에 최하 10.66달러부터 최고 4만6,324.66달러까지 조정해줬다. 평균 842달러에 해당한다.

로즈의 고지서는 3,500달러 정도로 크게 줄었지만 그것으로 고민이 끝나지는 않는다. 파열된 수도관을 교체하려면 미터기에서 자기 집까지 포장도로를 파헤쳐야 하는 대공사를 벌여야한다. 천연가스관과 얽혀 있을 수도 있다. 로즈가 고용한 청부업자는 공사비가 최소한 4만달러는 들 것으로 추산했다. SPU 규정에 따르면 미터기에서 개인 집 구내까지의 수도관 파열은 집주인이 경비를 부담하게 돼 있다.

<윤여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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