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드러움과 자신감

2019-04-28 (일) 10:17:30 유설자 애난데일/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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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심술과 봄의 머뭇거림이 자리다툼 하는 4월은 언제나 불온하다. 햇살이 퍼질 때 쯤 녹아서 질척이는 흙덩이 사이사이로 뾰족뾰족 올라온 새싹들. 하늘에는 수시로 표정을 바꾸며 구름이 떠가고, 나무가지에 봉긋이 내민 자잘한 움마다 맺혀있는 꽃망울들. 겨우내 참았던 웃음을 터트리듯 고운 꽃잎을 살그머니 열며 화려한 꽃잔치 준비가 한창이다. 따스한 봄을 맞는 우리 마음속에도 행복한 미소와 웃음이 절로 나는 완연한 봄이다.

잔잔한 미소와 웃는 얼굴은 누가보아도 여유를 느끼게 하고 부드럽다. 부드러움은 자신감의 표현이고 이는 신뢰로 이어진다. 더구나 미소는 감정 이입의 효과가 있어서 상대의 감정도 긍정적으로 만드는 힘, 또한 미소는 입 모양을 구부리는 것에 불과하지만 수많은 것을 바로 펴주는 힘이 있다고 본다. 얼마 전에 읽은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들의 표정을 분석해 보면 리더십이 뛰어난 인물일수록 호쾌하고 따뜻한 웃음을 짓는 것을 볼 수 있다. 유비의 웃음이 인격에서 배어 나오는 것이라면 조조의 웃음은 연기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할수 있다.

뛰어난 웅변술로 유명한 나폴레옹은 혼자 있을 때면 거울 앞에서 당시 유명 배우들의 표정과 말을 연구했다고 한다. 미국의 클린턴 전 대통령의 미소 띤 얼굴도 유명하다. 그는 기자회견을 할 때면 항상 자신의 웃는 얼굴 특히 입술 부분을 클로즈업 해줄 것을 기자들에게 미리 요구했다고 한다. 미소를 통해 여성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섹시한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한국의 리더들이 대부분 표정 변화가 너무 없거나 딱딱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표정이 밝거나 변화가 많으면 오히려 가볍게 여기는 편견마저 있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사람은 자신 있고 여유가 있을 때 웃을 수 있다. 공격 당할까봐 방어적이 되거나 소심해지면 표정도 굳는다. 꾹 다문 입과 굳은 얼굴로는 자신의 의욕과 능력을 전달하기가 쉽지 않을것이다. 의욕과 능력을 전달 하기 위해서는 표정부터 온화하게 여유롭게 얼굴 표정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상대방의 사고와 감정도 리드할 수 있지않을까. 세계적 지휘자인 정명훈은 한 음을 30분 동안 반복 훈련시킬 만큼 연습에 철저하단다. 그런 그가 실제 연주에서 지휘대에 올라 가장 먼저 보낸 신호는 지휘봉이 아닌 단원들을 향한 그의 미소 였다고 한다. 연주의 호흡에 앞서 초긴장 상태일 단원들에 대한 그의 애정을 전함으로써 연주를 성공적으로 이끌수 있었으리라.

이제는 부드러움이 자신감으로 해석되는 시대이다.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곁에는 늘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 식이요법이나 생활 패턴의 변화로 건강을 관리하듯 이미지 관리도 발상의 전환에서 시작된다는것을 명심하며 환한 웃음과 미소짓는 오늘의 삶이기를…

<유설자 애난데일/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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