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재판장 자리서 사퇴해 달라”

2019-04-26 (금) 서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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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장 자리서 사퇴해 달라”

에드 맥케나 즉결재판소 판사에 시검사장 등 요구

시애틀시 즉결법원 판사가 선고하는 형량이 과도하다며 시검사장과 관선변호국 국장이 그의 퇴진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피트 홈스 검사장과 애니타 캔덜왈 관선변호국 국장은 지난 24일 시법원의 에드 맥케나 판사에게 서한을 보내고 “재판장직에서 사퇴하거나 모든 형사범 재판에서 본인은 빠져달라”고 요구했다.

시법원(municipal court)은 주로 절도범죄를 다루는 즉결재판소이다. 검찰과 관선변호국이 공동으로 재판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맥케나 판사는 최근 상습절도범들의 형량을 시검찰보다 더 과하게 선고해왔고 홈스 검사장과 검사들에게도 구형량을 늘려주도록 요청해 논란의 불씨가 됐다.

홈스 검사장과 캔덜왈 국장은이 서한에서 “귀하는 관선변호인이 없는 자리에서 범법자들의 형량을 더 높여 구형해달라고 시 검찰에 요구했다. 또 귀하가 검찰 구형보다 더 엄한 형량을 선고하면 ‘나만 나쁜 사람이 된다’고 불평했다”고 지적하고 “피의자의 유죄가 확정될 경우 판사는 검찰의 구형량을 받아들일 필요가 없고 합법적인 형량을 선고할 권한이 귀하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시 검찰에 구형량을 늘려달라고 굳이 당부할 필요가 없고 본인이 검찰 구형량보다 더 과한 형량을 선고하는 데 대해서도 불평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한 것이다.

시애틀시 검사로 21년간 재직한 맥케나 판사는 지난 2011년 시립 법원 판사로 자리를 옮겼다. 단 한번도 재판관 윤리 및 행동강령을 위반한 적이 없는 맥케나 판사는 최근 홈리스들의 상습 경범죄에 대한 시 당국의 소극적인 대응이 언론에 오르내리면서 이들에 대한 처벌 및 치료 강화를 주장했고 그 주장의 일환으로 더 긴 형량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멕케나 판사는 실제로 지난 1월 다운타운에서 지나가던 행인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검거된 프랜시스코 칼데론의 선고공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의 양형 거래로 합의한 형량을 무시하고 364일의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

맥케나 판사는 홈스와 캔덜왈의 서한을 받은 후 “서신 내용을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 가까운 시일 안에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서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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