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힘들다, 그러나 돌파구는 있을 것이다

2019-04-13 (토)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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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년 1월 13일 하와이에 최초의 조선인들이 발을 내딛으면서 이민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1905년까지 65차례에 걸쳐 7,000명이 넘는 조선인 노동자들이 하와이로 들어왔다. 그러나 멕시코 대마공장에서의 조선인 노동자 학대로 고종황제가 해외 인력송출을 금지하였다. 실제는 하와이에 조선인 노동자들이 급격히 늘어남으로써 일본인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고종황제에게 압력을 넣었다고 한다. 그리고 애초 중국인들에게만 국한했던 반이민법이 1924년부터 아시아계 전체로 확대되었고 1965년 새로운 이민 법 이후에나 한국인들이 미국에 이민 올 수 있게 되었다.

미주 한인들의 본격적인 이민은 1970년대 중후반 부터 시작해서 1980년대에 대대적으로 붐을 이루었다. 초기 한인들은 열심히 일 해서 자기 소유의 가게를 여는 것을 목표로 뛰었다. 그러면서 친한 사람들끼리 계모임을 해서 목돈을 만들어 세탁소, 야채가게, 델리가게, 잡화가게, 생선가게등을 열었다. 한달이 멀다 하지 않고 대도시에 한인 가게들이 문을 열었다. 정말 재미있었다. 계모임을 하는 날에는 어른들은 음식과 술을 마시면서 가게 개척에 관한 노하우를 자랑하고 배우고하였고, 아이들은 지하실에서 자기들끼리 난장판을 만들면서 뛰고 놀았다. 그렇게 90년대를 보내고 희망의 밀레니엄 시대를 맞이한 2001년 9월 11일 미국 역사상 최악의 테러가 발생 하고 미국은 지금까지 18년째 대테러 전쟁을 하고 있다.

미국인들의 삶은 사실 테러 이후부터 나빠지기 시작했다. 특히 아프카니스탄 전쟁, 이라크 전쟁은 천문학적인 전쟁 비용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따지고 보면 2008년 미국의 금융대란도 전비로 부가 끊임 없이 유출이 되었는데 생활은 전과 같이 하고자 하면서 빚으로 허상의 경기를 끌어가다가 벌어진 빚잔치였다.


미국의 중산층들은 우르르 무너졌다. 각박해진 삶은 사회적인 불만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미국의 기업들은 그들이 담당해야 할 사회적인 책임을 버리고 더 많은 영리 추구를 위하여 세계화란 명분으로 임금이 저렴한 해외로 생산시설들을 옮기면서 미국의 질 좋은 일자리들도 급속히 사라졌다. 그리고 정부는 극빈층과 노인들에 대한 복지를 대폭 축소했다. 그러니 미국 경제구조의 맨하층에서 소비자들을 직접 대하는 영세 자영업자인 한인들의 경제도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물론 한인들만 어려운 것은 아니다.

문제는 정부가 반이민 정서를 국가 정책화 하면서 이민자 커뮤니티는 더욱 위축이 되고 있다. 어떻게 이 상황을 벗어날 돌파구를 마련할 것인가? 우리의 근면성에서 찾아 볼 수 있지 않을까? 자타가 공언하는 부지런한 한인들이다.

부지런한 부모들을 보고 열심히 공부한 2세대들도 우리의 자산이다. 그리고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한류라는 엄청난 지원군도 있다. 이것을 창의적으로 잘 접목하여 돌파구를 만들수 있지 않을까? 또한 한인들이 독점하고 있는 업종에서는 해당 업종의 지역 경제 기여도, 일자리 창출을 설명하고 각종 비즈니스 규제를 풀기 위한 정책집을 만들어서 의회와 행정부를 찾아 로비도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권자 파워를 결집하는 노력을 더욱더 해야 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디에선가 돌파구가 마련이 될 것이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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