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장가

2019-03-26 (화) 08:08:53 서윤석 워싱턴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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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예쁜 아이들 어디서 왔을까
젖냄새 물신 풍기는 여섯 달 된 아이
언니의 춤과 노래에 방긋방긋 웃는 아이

포동포동한 두 볼이 빨갛게 익은
반짝 반짝 빛나는 동그란 눈동자들
언니를 처다보며 벌써 눈을 맞추는 아이

춤과 자장가를 끝낸 개구장이 언니
나비 젖꼭지 물려주고 팔베개 해 주더니
보드라운 분홍 이불 덮고 같이 잠 들었네


천사같은 아이들의 숨소리 고요한데
지나가는 바람은 창문을 흔들어대고
밖에는 오늘도 함박눈 펑펑 내리는데

하얀 무거운 옷을 입은 전나무 가지들
가파른 언덕길 옆에 줄줄이 늘어지고
뉴햄프셔 산 속 마을의 겨울은 깊어가네

<서윤석 워싱턴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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