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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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산 비탈길에

2019-02-27 (수) 한 다니엘 / 뉴욕 알버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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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문예

차가운 태양빛이
산비탈에 부서져 내린다
식어버린 그 열풍은 삭바람이 되어
땅위를 낮게 감돌고 있다

늘푸른 만년초
서로 굽어 얽혀사는 모퉁이 돌아서면
마른 갈잎가지 콧잔등 간질이는 비탈길에
상큼한 햇살 냄새가
나뭇결 사이로 깊숙이 박히듯
가지마다 잉잉거린다

산은 아직도 잠에서 깨이지 않은듯
가라앉아있고
눈발은 살포시 나뭇가지에 걸려있다
방금 몰려든 솜방석 구름은
옹기종기 모여서
비탈진 오솔길을 감싸고 있다
따뜻한 햇볕을 불러모아
방석을 깔아주려나 보다

<한 다니엘 / 뉴욕 알버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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