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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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되는 한국의 젊은이들

2019-02-20 (수)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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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와 권력, 명성은 사회적 책임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의 ‘노블레스 오블리제’는 가진 자와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에 대한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단어이다. 이 단어는 물론, 이름있는 기업의 운영방침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최근 구찌와 게이티 페리 등 명품 회사가 흑인을 비하하는 제품을 내놓아 물의를 빚고 있다. 명품가방 구찌는 얼굴의 절반씩 가리는 검정색 터틀넥스웨터로 입술을 노출하는 부분을 붉은 입술형태의 테두리로 처리해 흑인분장을 흉내 냈다는 비난을 받고 있고, 유명 슈즈브랜드 게이티 페리는 아프리카 노예 상징의 과장된 분장을 연상시키는 모양새로 발등 가죽을 처리해 빈축을 사고 있다. 명품 가방 프라다도 한때 흑인비하 발언으로 비난을 받은 바가 있다.

이런 보도를 접하면 그릇된 인식하에 돈을 버는 기업들의 제품을 명품이라고 갖지 못해 거의 안달수준인 한국인 여성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 사실은 세계적 명품을 판매하고 있는 뉴욕 업스테이트 우드베리 아웃렛 몰에 가면 확실히 알 수 있다. 상당수의 소비자가 한국인 여성이다 보니 이 몰은 아예 한국인을 판매원으로 둘 정도다. 명품 백 1개 가격이 최저 1,500달러 수준인데, 능력이 못되면, 하다못해 짝퉁이라도 가져야 직성이 풀리는 한국인들의 명품 사랑은 이미 알려져 있는 일이다.


한국의 어느 부모가 딸에게 홍콩에서 명품 백을 하나 사다 주었는데, 딸이 들고 다니다 고장이 나 해당 제품 수리점에 갔더니 그 백이 가짜더라는 에피소드까지 있다.
‘일본여자가 쓴 한국여자 비판’의 저자 도다 이쿠코는 한국인 여성을 두고 “고가의 옷이면 무조건 좋다고 착각하는 한국인 여성, 이들은 개나 소나 다 명품백과 패션에 매달린다. 때문에 머리에서 발끝까지 통일 브랜드로 치장하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다. 일본인으로서는 조금 창피해하며 피하는 스타일이다.”고 꼬집었다.

수천달러를 호가하는 명품이라도 능력이 되는 사람은 충분히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쥐꼬리만한 봉급쟁이나 그도 채 안 되는 수준의 여성들이 명품에 사족을 못 쓰는 게 문제다. 이들에게서 무슨 현실에 대한 고민이나 역사의식 같은 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 지난해 한국대학에 초빙교수로 가서 활동하다 잠시 방문한 한 뉴요커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거의 충격 수준이다.

한국의 대학생들이 열심히 일하려고 하기보다는 대체로 어떡하면 부모유산을 빨리 받아 편히 먹고 살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려있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바라는 부모의 생존연령이 60세라고 했던 한 여론조사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 적이 있다.
남자대학생 경우, 상당수가 정부가 지급하는 학자 보조금을 계속 받기 위해 졸업을 미루고, 여학생들은 거의 다 성형으로 얼굴을 아름답게 꾸며 어떻게든 돈 있는 남자들을 만나 편히 잘 살 수 있는 가에 있다고 한다. 이들에게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의견을 물었더니 여자들은 ‘얼굴이 잘 생겨서’, ‘가정적으로 보여서’라고 답했고, 남자들은 취업이 안돼서 라며 반대의사를 보였다고 한다. 이들의 의식이 얼마나 한심한가를 보여주는 것들이다.

3.1운동 100주년이 다가오지만 이들에게서 과연 자유민주국가를 이루기 위해 헌신한 애국지사들이 일군 한국의 뿌리, 오늘의 한국의 부국사(富國史) 등에 관한 지식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이들이 이런 사실을 공부할 수 있는 토대는 점점 실종돼 가고 있는 현실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기록이 계속 바뀌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의 노년층이 후세교육보다는 오로지 건강증진에만 더 매달리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한국과 일본의 격차를 단순히 GNP같은 경제력 차이만 염두에 두면 안 된다. 경제적으로 한국이 아무리 부자여도 국민들의 역사인식이나 제대로 된 교육이 없으면 오로지 사상누각일 뿐이다.” 맞아죽을 각오를 하고 썼다는 ‘한국, 한국인 비판’의 저자 이케하라 마모루가 신랄하게 한국인을 향해 던진 한마디가 유난히 떠오르는 한국의 현실이다.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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