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2장 1절에서 12절에 보면 아브라함이 부르심을 받는다. ‘주님께서 아브라함께 말씀하셨다. “네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너에게 보여 줄 땅으로 가거라. ” 이로써 아브라함은 자기 친족도 버리고 집도 버리고 알지 못하는 미지의 땅으로 하느님의 약속만을 믿고 떠난다.’ 사실 우리 이민도 이와 같지 않았느냐 말이다.
탈출기 3장에 보면 모세도 소명을 받는다. 이스라엘을 에집트인들의 손에서 구하여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이끌어가라는 부르심인 것이다.
모세를 통해 역사하시는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탈출기로 부르시는 대장정이 시작이다. 사도행전을 보면 바오로와 베드로도 예루살렘에서 죽을 수가 없어 로마까지 가서 죽어야만 했다. 그리고 이 두 분들의 증거와 순교가 전 제국을 흔들어 놓은 것이다. 이처럼 우리 이민자들도 어느새 또 하나의 엄청난 제국의 수도 뉴욕까지 와 있는 것이다. 여기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첫째는 모든 역사는 용감한 이민자의 역사라는 것이다. 아브라함도 우리처럼 다 버리고 자기 고향을 떠나 알지 못하는 곳으로 하느님만 믿고 떠난 것이다.
모세도 이스라엘 백성도 자기가 대대로 살아오던 땅을 버리고 하느님 약속만을 믿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찾아나선 것이다. 베드로와 바오로도 그 당시 엄청난 로마 제국의 수도 한복판에서 신앙을 증거한 것이다. 이민자들은 항상 용감하고 단련된 사람들인 것이다. 앞으로의 이 위대한 미국은 이민자들로 인해 더욱 더 강력해 질 것이다.
둘째 이 시대의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은 어디일까? 하느님께서 이 시대의 또 다른 아브라함과 모세에게 보여주시는 땅은 어디일까? 세계의 어느 곳에서 가장 하느님의 말씀을 증거하고 그 분의 뜻을 이루고 평화를 정착하고 복음을 선포해야 할 곳이 어디란 말인가?
세상의 모든 민족이 다 모이고 모든 언어가 다 쓰여지는 오늘날의 새 예루살렘, 새 로마가 어디란 말인가? 그 곳이 바로 뉴욕이다. 바로 이곳에서 우리가 증거하고 순교해야 한다. 신앙의 힘으로 제국을 흔들어 놓아야 한다. 우리가 미국 땅에서 살아가게 된 것이 아무리 생각을 해도 단지 우연은 아닌 것 같다. 어떻게 우리 인생이 아무 의미 없이 그냥 살아져 버린다고 생각할 수 있는가? 우리 삶 안에 이루어지는 하느님 은총의 역사하심을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 왔는가?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아 보자고 몸부림치며 살아 왔는가? 평생을 땀 흘려 살아 왔지만 여전히 텅 비어 있고 공허한 것은 하느님의 뜻을 우리가 찾지 않아서이다. 우리 미국에 가톨릭 한인신자들은 하느님의 부르심이라는 역사적인 사명을 띄고 이 땅에 불리움을 받은 사람들이다.
우리 모두 하느님의 신앙의 불을 이 땅에서 활 활 타오르게 해야한다. 제국의 수도에서 하느님의 정의와 사랑이 강물처럼 흐르게 해야 한다. 우리 이곳에서 목숨을 걸고 증거하고 순교해야 한다.
조민현 요셉(신부·팰팍 마이클 성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