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행자 보험

2019-02-19 (화) 나 리/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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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체스터 칼럼

몇 주 전 관광 도중 다친 한국 학생의 의료비와 후송문제로 인터넷이 시끄러웠다. 환자 후송업무를 맡은 적이 있기에 사건을 보면서 상황과 견적이 그려졌다. 일반 개인이 쉽게 지불하고 환자를 데려올 수 없는 일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보통 한국에서 해외로 여행을 갈 때 공항에서 해외여행자 보험을 살 수 있다. 해외에서 병원에 갈 때 지병이 아닌 경우에는 내가 선지불 후 보험회사에 청구해 금액을 돌려받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사고의 경우는 거의 보상이 가능해 굉장히 유용하다. 게다가 해외여행자 보험에는 대부분 환자 후송경비가 포함된다.

보험회사는 여러 종류가 있다. 여행자 보험 회사 역시 다른 보험회사에 가입이 되어 있어서 이렇게 환자를 후송하는 경우 보험에 보험이 겹쳐지면서 비용을 조정할 수 있다. 덕분에 환자를 의료진과 같이 본국으로 데려오는 게 가능한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보험이 없다면 내가 그 모든 걸 알아서 해야 한다. 쉽지 않다.


영국사람이 한국에서 일하다 교통사고가 났었다. 한국병원에서 일차적으로 응급처치를 했지만, 영국사람은 영국으로 가서 치료를 받기 원했다. 다행히 회사 의료보험에 후송비용이 있어 보험회사에 일을 맡겼다.

먼저 병원과 환자 상태를 확인해서 비행이 가능한지 파악했다. 한국에서 영국으로 비행기와 비행장에서 병원으로 구급차, 환자가 갈 병원에 다 연락을 한 뒤, 환자는 의료진과 함께 출발했다. 정형외과적 사고라 환자는 비행기 뒷좌석을 연결한 침대와 간단한 모니터만 필요했다. 하지만 수술을 받은 직후라 고도와 기압 차로 인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의료진은 비행 내내 환자를 돌보며 혹 모를 일에 대비했다. 당연히 응급처치 도구와 기계도 환자 옆에서 대기했다.

환자가 의식이 없거나 호흡에 문제가 있는 경우라면 일반 민항기론 환자를 후송할 수 없다. 모니터장착이 된 에어앰뷸런스, 즉 응급의료 전용기가 필요하다. 중환자실 수준의 장치를 달고 운행하는 비행기라서 전 세계에 몇 대 없다고 알고 있다. 그 비행기를 타고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도 한국으로 후송됐었다.

돈만 있다고 이 모든 게 쉽게 움직이지는 않는다. 에어앰뷸런스가 환자를 위해 대기하고 있지 않다. 개인 비행기가 뜨고 날기 위해선 공항의 허가도 필요하고 비행기 자체의 일정과도 맞아야 한다. 전문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이 모든 것을 보험회사에서 환자를 대신해서 해준다.

얼마 안 하는 여행자 보험이지만 혹 사고가 난 경우에 그래서 아주 유용하다. 미국에서 외국으로 여행 갈 때도 여행자 보험을 살 수 있다. 보험을 쓰지 않는 여행이 최상이지만, 만일을 위한 여행자 보험과 함께 하는 안전한 여행을 추천한다. 이 글을 쓰는 동안 이집트에서 숨진 한국 관광객 기사를 봤다. 참고로 후송비용에는 시신도 포함된다.

<나 리/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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