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마투전(飮馬投錢)이란 말이 있다. 이 고사성어에서 음(飮)은 '마시다'라는 뜻이다. 마(馬)는 '말'이다. 그러므로 음마는 '말에게 마시게 한다'라는 의미다. 투(投)는 '던지다'. 전(錢)은 '돈'이기에 투전은 돈을 던진다는 뜻이다. 글자대로 풀이하면 음마투전의 뜻은 말에게 물을 마시게 할 때 먼저 돈을 물속에 던져 물 값을 낸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의 고서 삼보결록에 전해진다. 옛날의 선비들이 말에게 강물을 마시도록 한 뒤, 강물이라도 거저 먹이는 것이 싫어서 그 값으로 강물에 동전을 던졌다는 이야기에서 나왔다고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의미인 셈이다.
한 설화에 따르면 옛날 어느 왕이 백성들에게 지식을 전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왕은 학자들에게 “세상의 모든 지식을 총 망라하여 책을 만들라’는 명을 내렸다. 학자들은 명에 따라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담은 12권의 책을 편찬했다. 하지만 백성들은 밥 먹고 살기도 힘든데 독서를 할 시간을 내기는 더 힘들었다. 12권의 책은 백성들이 읽기에 너무 분량이 많았던 것이다. 그래서 1권으로 줄였지만 그것마저 백성들에게는 무리였다. 왕은 고심 끝에 다시 “그 모든 내용을 한 줄로 줄이거라.”라고 명령을 내렸다. 학자들은 그 마지막 한 줄에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고 적었다. 이처럼 세상의 모든 지식을 한마디로 압축한 말이 바로 ‘세상에 공짜는 없다’였던 셈이다.
사람들은 공짜를 좋아한다. 공것 바라다 이마 벗어진다고 놀림 받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실 것처럼 거저에 환장한 이들도 수두룩하다.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공짜를 좋아하는 행태로 비꼼을 당하기 일쑤다. 어찌보면 무심히 산 로또가 1등에 당첨되는 것을 꿈꾸는게 사람일 게다. 하지만 노력에 따라 결과를 얻는다. 그 이상을 바라면 과욕으로 낭패를 보는 것 역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리임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공짜는 공짜가 아니다. 공짜는 오히려 가장 비싸다고 한다. 거저 주는 것 같아도 언젠가는 받은만큼 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공짜 뒤에는 반대급부가 숨어있다. 그러니 공짜는 폭탄을 다루듯 조심해야 한다. 물고기처럼 미끼가 공짠 줄 알고 물었다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음이다. 공짜는 목숨을 대가로 치러야 할만큼 비싼 경고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우리의 삶도 공짜는 없다. 우리가 살면서 마주치는 실망, 좌절, 고난, 시련 등 슬프고 괴로운 일들 역시 공짜가 아니다.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더 좋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힘들고 어려운 경험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오히려 내게 보약이 되고,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는 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더욱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세상 이치가 그렇다. 심은대로 거둘 뿐이다. 우리의 삶도 매 한가지다. 열심히 땀 흘려 일하면 부끄럽지 않은 열매로 보답한다. 사랑으로 심어 놓으면 사랑으로 다시 거두게 된다. 미움을 심으면 미움으로 거둘 뿐이다. 좋은마음은 좋은마음으로 나쁜마음은 나쁜마음으로 되돌려 받는다. 베풀면 베푼대로 인색하면 인색한대로 다시 되돌아온다. 세상은 거짓 없는 곳으로 주는 마음이 반드시 되돌아 오는 것이 이치며 순리다.
불교에서는 인과응보의 윤리를 가르친다. 인간의 행동은 행동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선악과 행불행의 결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성경은 이것을 한 마디로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고 가르친다. 이는 우리 삶에서 무엇을 심든지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서 다시 돌아오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좋은 씨앗을 심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심지 않으면 아무 것도 건질 것이 없다. 사람은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둔다. 이처럼 세상에 심지 않고 거둘 수 있는 공짜는 아무 것도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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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창흠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