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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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잊은 한국정치인들

2019-01-30 (수)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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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청렴도 1위인 덴마크 국회의원들의 생활은 얼마나 깨끗한지 코펜하겐 의사당으로 출근하는 의원의 대다수가 고급차대신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고 한다. 그리고 3선의원의 방에는 보좌관실도 없으며, 초선의원의 방은 대단히 협소하다는 것이다. 이들의 청렴한 생활상은 3선의원의 말을 들어보면 그대로 드러난다. 이들 역시 “국민들과 똑같이 어떠한 특혜도 받을 수 없는 덴마크 국민일 뿐”이라는 것.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한국의 국회의원들과 어쩌면 이렇게도 상반되나 부럽기까지 하다. 한국의 일부 국회의원들은 어떻게든 국고를 이용해 외유나 하러 다니고, 직위가 높다고 국민들의 위에서 군림 혹은 갑질이나 하려드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언행을 보면 한국정치인의 일면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손 의원은 자신과 인척, 지인과 함께 집중 구입한 전남 목포 문화재지구 건물 집중 논란으로 온 나라가 들썩이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당당한 태도로 국민을 설득하려드는데 그 모습이 너무 뻔뻔스러워 차마 눈뜨고 볼 수가 없다. 사실 여부야 조사결과 나오겠지만 일단 자신으로 인해 의혹이 크게 불거진데 대한 일말의 미안함으로 국민앞에 사과부터 할 줄 아는 예의라도 갖추어야 하는 것이 기본이 아닌가.


지금 한국의 실정은 매우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다. 요사이 일본의 행보는 100여년전 조선을 호시탐탐 노리다 결국 강제점거해서 36년간 식민화해 마구 유린하고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말살했던 당시를 기억하게 하고 있다. 그 직전 조선은 정치인들이 모두 당쟁에만 눈이 어두워 있었다.

일본은 한국의 앳된 처녀 20만명을 강제로 끌어다 종군 위안부로 만들어 이들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통한을 남기고도 아직까지 반성이나 보상, 그 사실조차 인정을 하지 않고 있다. 한국인 위안부 생존자 240명중 오랜 세월 위안부들의 한을 풀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던 김복동 할머니조차 이번에 일본정부의 사과도 받지 못한 채 세상을 하직, 이제 겨우 23명만이 생존자로 남아 있다.

한국의 땅 독도도 자기들의 땅이라고 우기고 있는 일본, 그들은 이번에 또 한국함정을 위협하는 해상초계기 저공 비행사건을 저지르고도 과학적 근거도 내놓지 않고 오히려 국제법에 준하는 비행이었다고 강변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도 해결하지 않은 채 일본은 도리어 북한과 러시아에 우호신호를 보내면서 북한과 국교정상화를 하겠다고 하며 한반도 외교에서 한국을 의도적으로 제외시키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의 정치가들은 정쟁에만 혈안이 되어 연일 ‘내로남불’ 식의 다툼만 끊임없이 벌이고 있다. 100년전 나라가 일본에 송두리째 넘어간 그 뼈아픈 수치의 역사를 돌이킨다면 자신들의 이런 행위가 옳은 일일까.

당시 조선은 일본군이 휘두른 칼에 왕비인 민비가 살해되고 고종황제 대신 순종이 강제 즉위한 후 일본에 의해 한반도 무력강점 공략이 가속화되고 마침내 친일파 정객과 일본정부에 의해 주권을 상실하면서 조선 27왕조 510년의 역사가 종지부를 찍게 된다.
이를 바라본 중국의 지식인 대표 량치차오는 열강에 유린당한 조선을 두고 비통함을 적었다. “아!, 한국이 망했다... 아! 이제 조선은 명실상부하게 멸망했다. 다시는 문자가 없고, 다시는 군주가 없고, 다시는 정부가 없고, 다시는 민국이 없고... 거꾸러진 치욕적 역사의 흔적만 남게 되었다.”(1910/9/14)

기원전 95년경 로마 공화정 말기에 소 가토라는 정치인이 있었다. 그는 부패가 만연한 당시 정치상황에서 매우 완고하고 올곧은 행정을 펼쳐 지금도 세계역사에 청렴결백한 정치인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한국정치인들이 이처럼 역사에 남을만한 인물은 못되더라도 적어도 한심하고 부끄러운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더 이상 치욕적인 역사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 독립운동가인 단재 신채호 선생이 부르짖던 명언이 떠오른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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