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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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재앙

2018-12-17 (월) 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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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9일 인도네시아 어부들은 카포타 섬 근방에서 9.5미터의 거대한 고래 사체를 건져 올렸다. 그런데 그 배를 갈라 본 어부들은 정말 놀랬다. 고래 뱃속에 플라스틱 컵 115개, 플라스틱 병 4개, 플라스틱 샌들 신발 2개, 플라스틱 주머니 25개, 나일론 가방 1개, 기타 여러 가지의 플라스틱 제품 1000여개가 나온 것이다. 다른 것들은 소화가 되어 없어졌으나 플라스틱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으니 고래 배 속에 오랫동안 그대로 남아 있다가 결국 고래 자체를 죽인 것이다. 플라스틱이야 말로 지구의 재앙이다.

한국의 무안 앞바다에서도 큰 아귀가 잡혔는데 아귀 배 속에서 플라스틱 제품들이 발견되어 어민들은 플라스틱이 세상을 망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플라스틱이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힘들어졌다. 칫솔, 전화기, 포장지, 1회용 컵, 신분증, 신용카드까지 온 세상이 플라스틱으로 덮였다.

플라스틱은 석유에서 추출된 탄화수소(炭化水素)로 만들어지는데 석유가 곧 독소이기 때문에 당연히 플라스틱은 독소이다. 이것을 소각한다 하더라도 그 독소가 대기를 오염시킨다. 모든 화석연료(化石燃料)는 온실 가스를 급증시켜 지구의 온난화(溫暖化)를 가속화 하여 생태계의 균형을 파괴하는 것이다.


농촌에서 곡물(穀物) 증산을 위하여 화학비료를 사용하는데 곡식은 좀 많이 거둘지 모르나 생물 멸종의 부작용을 가져와 역시 인류의 생명을 위협한다. 플라스틱이나 화학약품 등은 지구의 환경시스템을 교란하여 재앙의 근원이 되는 것이다. 권위 있는 과학 잡지인 Science는 화학물질들에 의한 재해가 이미 ‘지구의 위험선(Planetory boundaries)'을 넘어섰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 문제는 정치가들의 선처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국민 개인 개인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이나 화학약품, 기타 모든 화석연료들을 안 쓰는 운동을 전개시킬 수밖에 없다. 화석연료(Fossil fuel)로 가장 흔히 사용되는 것이 천연가스, 석유, 석탄 등이다. 전 세계의 에너지 사용 구조로 보면 석유 33%, 가스 24%, 석탄 30%로 되어있다. 인류 전체가 이 세 종류의 화석연료에 의지하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인류는 자연의 에너지를 많이 이용하며 살아왔다. 바람의 힘을 이용하여 돛단배들이 생기고, 물의 힘을 이용하여 물레방아를 돌렸다. 따라서 자연에서 얻는 에너지인 석탄 석유 가스 등을 이용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현상이었는데 문제는 그로 말미암은 땅 오염, 바다와 하천 오염, 대기 오염 등의 문제가 점차 커졌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실용적인 과학은 이런 각종 오염에 대한 대체(代替)에너지 문제가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의 새로운 복병은 ‘미세먼지’이다. 필자가 한국에 살 때만 해도 미세먼지란 말조차 없었는데 지금은 날마다 미세먼지 예보를 한다고 하니 정말 걱정이다. 미세먼지는 해마다 심해진다. 전년에 비하여 금년의 ‘미세먼지 나쁨’은 45일간이나 늘었다고 한다. 베이징(北京)쪽에서 날아오는 나쁜 공기와 국내에서 생산된 나쁜 공기가 합쳐서 만들어진다. 사람들이 황사마스크를 끼고 총총걸음으로 거리를 걷고 있는 사진을 보면 정말 민망스럽다. 특히 어린 유치원 아이들이 마스크를 끼고 등교하는 모습은 측은하기 짝이 없다.

한국의 개발 붐은 이해가 가나 개발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더 나쁘다고 하니 심각하게 생각할 문제이다. 중국은 베이징(北京) 일대의 공장들을 산둥(山東) 쪽으로 옮긴다고 한다. 얼마나 오염이 심하면 공장 이동작전을 쓸까. 서울의 조사에서도 산업단지 및 공장지역, 세차장 정비공장 부근, 토지 신개발지역의 공기가 확실히 더 나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한다. 개발보다 환경공해 문제가 심각한 시대가 되었다.

<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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