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계의 난민들

2018-12-10 (월) 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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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難民)이라고 하면 전쟁, 박해, 테러, 빈곤, 자연재해 등을 피하여 타국으로 망명한 사람들을 가리킨다. 요즘 한국 제주도에 들어온 예멘 난민 561명의 문제가 당장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그들을 놓고 여러 가지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그들 대부분이 젊은 남자들이란 점으로 볼 때 국내 내란을 피하여 도망친 병역기피자들이라는 엉뚱한 해석부터, 무비자로 상륙할 수 있는 제주도란 것을 잘 알고 계획적으로 들어온 난민들이다. 아프리카 여러 나라의 난민들처럼 먹을 식량을 찾아 방황하는 빈곤 이민자들이란 동정적인 해석도 있다.

어쨌거나 이 문제는 제주도의 행정문제 뿐이 아니라 앞으로 한국 정부의 문제가 될 것 이다. 작은 나라이지만 세계적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경제가 좋은 나라라고 소문이 나 있으니 난민들의 유입이 계속될 것은 환히 내다보인다. 현재 세계의 ‘난민협약국’은 142개국이다. 서로 난민을 돕자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난민협약을 맺은 나라들이다. 한국도 그 중의 한 나라이니 난민을 도울 책임이 있다. 물론 난민협약에서도 무제한으로 난민을 받자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 2.4%에 해당하는 숫자만은 받자는 약속이다. 한국의 경우 100만 명의 난민은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그 건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지금 세계의 난민은 약 6,000만 명이고, 메분(每分) 24명의 난민이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 51%가 어린이라는 점도 묵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어린 생명들이 굶어서 죽어간다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사실이다. UN은 ‘세계 난민의 날’을 6월 20일로 정했지만 그런 날이 있다는 것조차 아는 이가 별로 없다.


대부분의 난민은 아프리카에서 나온다. 르완다 난민이 대표적이다. 1994년에 르완다에서 후로족이 루치족 50만 명을 학살하였다. 르완다는 아프리카 동복부 해변, 소말리아 남쪽에 붙은 나라이다. 말이 50만이지 상상도 할 수 없는 끔찍한 동족 대학살이었다.
예멘은 아라비아 반도 남서부에 위치한 나라이고, 인류학자들은 지구에 인간이 거주한 가장 오래 된 지역으로 알려진 곳인데, 예멘에서도 종족(種族) 간의 전쟁으로 수 없이 죽고 그 난민들이 전 세계로 흩어졌다.

그리고 이미 유명해진 소말리아 난민들이 있다. 소말리아는 아프리카 동북부 해변에 위치한 나라로 인도양을 누비고 있는 수많은 해적들은 대부분 소말리아 해적들이다. 특히 2008년부터 소말리아 해적이 급증하여 인도양 항해는 중장비 해전(海戰) 준비가 없는 한 매우 위험한 실정이다. 이 해적들 역시 국내 전쟁과 식량 부족에 의하여 발생한 무리이다.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보면 인류가 필요한 식량이 충분히 생산된다. 기아가 대대적으로 생기는 이유는 균등배분(均等配分)이 안 되기 때문이다. 가진 자는 너무 많이 가지고 못 가진 자는 너무 없어 굶는 것이다. 미국이나 한국 등 소위 선진국들에서 얼마나 많은 음식물 쓰레기가 버려지고 있는가! 그러기에 내 살림이 넉넉해도 절약하며,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정신이 철저히 교육되어야 한다. 그런 정신 혁명 없이 세계의 기아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그러므로 그 나라를 지배하고 있는 사회구조의 문제부터 반성해 보아야 한다. 기부와 분배의 구조로 바꾸는 것이 급선무이다. 1970년에 칠레의 아엔데가 대선 공약에서 15세 미만의 모든 아이들에게 분유를 배급하겠다고 내세웠고 이 공약이 주효하여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러나 그는 곧 암살된다. 공정분배 같은 제도를 싫어하는 세력이 있는 것이다. 오늘날 세계의 저개발 국가들의 식량 사정을 보면 6명 중 1명의 아이들이 저체중(低體重)이며, 5세 이하 유아의 3명 중 1명이 영양 부족으로 사망하고 있다. 참으로 심각한 식량문제이다.

<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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