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짜 뉴스

2018-12-05 (수) 한영국/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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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대통령 선거 바로 전에 피자 게이트가 터졌다. 칼멘 캐츠라는 아이디를 가진 인물이 트위터에 올린 글이 그 시작이었다. 내용은 힐러리와 클린턴 전 대통령, 그리고 많은 민주당 인사들이 국제규모의 아동 성노예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화살은 당시 클린턴 선거 캠프에서 애용하던 Comet Ping Pong 피자식당에 불똥을 떨어뜨렸다. 이 가게에는 거대한 지하실이 있고 여기에 아이들이 갇혀 있으며 경찰이 나타나면 지하터널을 통해 다른 곳으로 아이들을 이동시킨다고 했다. 가게 주인인 James Alefantis 도 표적이 됐다.

하도 황당한 일이라 클린턴 측과 식당 측은 이 루머를 무시했다. 그러자 가게로 무수한 살인 협박 전화가 걸려왔고, 옐프는 이 식당의 리뷰를 닫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급기야 12월4일 노스 캐롤라이나의 Edgar Maddison Welch라는 사람이 식당에 나타나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그는 이 소문이 사실이라고 믿었다. 이 식당에는 지하실이 아예 없고, 물론 터널도 없는데도 말이다.


가짜 뉴스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링컨 대통령이 흑인이라는 정적도 있었고, 프랭클린 루즈벨트가 유대인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James Polk 대통령은 1845년 멕시코가 미국을 침공했다며 애국심을 부추겨 의회가 전쟁을 승인하게 만들었다.

하도 많은 가짜뉴스가 진짜처럼 나돌게 되자 2016년부터 플로리다 탬파 베이 타임스의 사실첵크 기구인 PolitiFact에서는‘ 올해의 최고 거짓말 상’을 만들어 수상하기도 한다.

가짜 뉴스는 모두 믿을 만한 기관임을 사칭하며, 그 파급력도 가히 파괴적이다. 지금은 없어진, 그리고 CNN과는 전혀 무관한 CNNews3.com 같은 웹이 버젓이 만들어졌다.

2016년에 나온 ‘ISIS 지도자들은 미국 모슬렘들이 클린턴을 뽑을 것을 요청한다’는 인터넷 기사를 클릭하면 가짜 아이시스 지도자의 인터뷰까지 볼 수 있었다고 한다. 힐러리 클린턴이 자신의 비행을 폭로하려는 FBI요원을 죽였다는 뉴스는 2주 만에 1500만명에게 퍼날러졌다.

가짜뉴스를 만드는 이유는 물론 돈이나 권력을 위해서다. 결국 인간의 욕망 때문이다. 2016년 대선에서 클린턴에게 불리한 가짜뉴스를 만들어 퍼뜨린 캘리포니아의 Jestin Coler는 공영방송에 나와 자신은 클린턴을 지지했지만 그 반대가 인기가 있어 그리 된 거라고 말했다. 그의 수입은 그 가짜 뉴스로 인해 연 6자리숫자였다.

같은 때 유럽의 빈국 마케도니아 인들이 만들어 퍼뜨린 트럼프 지지 가짜뉴스는 미국 정치에 일말의 관심도 없는 사람들의 작품이었다. 잘만 하면 한 달 수입이 3만 달러가 된다니 물리치기 어려운 유혹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진실이 무엇인가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자기 목적만이 생생할 뿐이다.

<한영국/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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