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계 대전

2018-12-03 (월) 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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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두 차례에 걸쳐 대전(大戰)을 겪었다. 1차 대전은 1914년 7월 28일부터 1918년 11월 11일까지의 4년간으로서, 지난 11일이 2차 대전 종료 100주년 기념일이었다. 1차 대전은 러시아를 포함한 범 슬라브족과 독일을 포함한 범 게르만족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의 황태자가 보스니아를 방문하였을 때 세르비아계 청년에게 저격당한 사건이 도화선이 되어 유럽 전체가 두 편으로 쪼개어져 싸운 결과를 가져왔다.

독일군이 벨기에를 굴복 시키자 프랑스가 독일을 막아서 항전하였다. 러시아군이 독일에게 밀리자, 이에 자극을 받은 러시아에 민중혁명이 일어나 러시아제국이 무너지고 공산 소비에트 정부가 수립된 것도 1차 대전의 여파였다. 영국으로 향하던 상선들이 독일에게 무차별 공격을 받자 미국까지 전쟁에 뛰어들어 전 세계의 전쟁이 되었으며 쌍방의 사상자 3천9백만 명을 내는 대 비극이 연출되었다. 1차 대전을 계기로 탱크 전투기 화학무기 등 새로운 살상무기들이 대대적으로 등장한 것도 특기 되어야 한다.


세계 제2차 대전은 1939년 9월 1일로부터 1945년 9월 2일까지 만 4년 동안 전 세계가 일어나 싸운 대 비극이다. 그 원인으로서는 두 가지를 꼽는데 당시 전 세계를 휩쓴 경제 대공황이다. 미국까지 경제가 나빠졌었는데 그 원인은 과소비였었다고 본다. 둘째 원인은 독일에 등장한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이다. 그는 뛰어난 웅변가로 유대인을 증오하며 복수심에 불타 있었다. 그러자 태평양에서는 일본이 하와이 진주만을 선전포고도 없이 기습하여 태평 양 전쟁이 시작되어 전 세계가 싸움터가 되었다.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끼에 원자탄이 투하되어 30만 명이란 인명이 눈 깜박할 사이에 사라져 2차 대전은 겨우 끝이 났으며 한국에는 독립이 찾아오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일본군은 조선의 청년들을 군대로 끌고 가고 젊은 여자들을 위안부로 끌고 갔으며 장년들은 강제노역으로 끌고 갔다. 그리고 그 배상문제가 아직도 완결되지 않은 상태이다. 어쨌거나 전쟁은 비극이다. 세계대전은 이것으로 끝내야 한다. 만일 3차 대전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인류가 멸종할지도 모르는 지구 최후의 날, 곧 요한계시록이 말하는 ‘아마겟돈 전쟁’이 될 것이니 상상도 하기 싫은 끔찍한 이야기이다.

평화를 나타내는 한자에는 세 가지가 있다. 和 는 입(口) 속에 밥이 있다(禾는 벼 화)는 구상으로 ‘경제적인 평화’를 나타낸다. 安은 집안에 여자가 있다는 구상으로 ‘사회적 평화’를 나타낸다. 平은 심장 두 개가 나란히 공존하는 구상으로 ‘평화의 이념’을 나타낸다. 평화를 가지려면 너의 마음과 나의 마음이 동등한 입장에서 사이좋게 공존해야 한다는 옛사람들의 지혜이다.

노벨상을 받은 호주의 동물학자 로렌츠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동물들은 각기 싸움을 포기할 때 항복의 표시를 한다고 한다. 개는 엎드려 목을 보이고, 원숭이는 엉덩이를 들고 움츠린다. 그러면 상대방은 공격을 중단한다. 이처럼 공격을 중단하는 동물계의 질서 때문에 종(種)이 보존된다. 그러나 사람은 어떤가? 잘못했다는 말을 듣고도 끝까지 때려눕힌다. 약자라도 사정없이 깔고 뭉갠다. 사랑은 못 해도 약자를 괴롭히지 않는 양식이 필요하다.

귀뚜라미의 생태에 대한 재미있는 글을 읽었다. 귀뚜라미의 연주는 3악장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제1악장은 ‘영토선언’으로 큰 소리로 울며 자기의 존재를 과시한다. 제2악장은 날카로운 소리로 그 주제는 ‘투쟁’이다. 싸울 용의가 있다는 도전적인 악장이다. 제3악장은 가냘프고 정서적인 악장인데 그 주제는 ‘유혹’이다. 이 노래가 들리면 반드시 암놈 귀뚜라미가 가까이에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노래로 싸우는 귀뚜라미에게도 배울 점이 있지 않은가! 귀뚜라미는 동족의 노래 이외는 듣지도 않는다고 하니 너무 남의 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이런 점은 귀뚜라미에게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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