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혈투의 먼지가 가라앉고…

2018-11-10 (토)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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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중간선거는 그야말로 대혈투였다. 1억명 이상의 유권자들이 공화당과 민주당을 전선으로 치열한 선거전에 참여 했다. 전선은 공화당과 민주당으로 만들어졌지만 보수, 극보수, 백인민족주의, 우파, 그리고 노인층들은 공화당으로 모였고, 진보, 좌파, 유색인종, 이민자들 그리고 젊은층들은 민주당으로 집결했다. 플로리다 대학의 맥다놀 교수는 1914년 50% 그리고 1966년 49%에 이어 2018년 49% 이상이 이번 선거에 참여하였다고 했다.

이번 선거에서 상원은 공화당, 하원은 민주당이 승리했다. 지난 2년동안은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이었다. 이제 공화당 행정부는 예산, 의료, 국방, 세금을 비롯한 모든 입법 관련하여 민주당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지난 2년 동안은 공화당 천하였기에 원하는 모든 것을 행정부가 밀고 나갈 수 있었지만 이젠 하원 과반이상의 표를 가지고 있는 민주당과 협력 혹은 협상을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보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하더라도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협상에 임한다. 이런 전술이 민주당에게 잘 먹힐지 나머지 2년 임기 내내 시끄러울 것 같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특이할만한 사건은 여성의원들이 100명이 넘게 입성을 하였고 공화당이 혐오하는 게이 주지사가 콜로라도의 주지사가 되었다. 그 다음으로 무슬림 출신의 두 여성 의원이다. 소말리아 난민 출신의 일한 오마르가 미네소타에서 연방의원이 되었고, 팔레스타인 이민자인 라시다 탈리브다. 친이스라엘 미국 의회에서 그와 반대되는 팔레스타인 의원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궁금하다. 뿐만 아니다. 뉴욕 제10지역구에서 10선의 조셉 크라울리를 예비선거에서 이기고 하원에 입성한 최연소 여성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콜테즈 의원은 민주당내 사회주의자 블럭을 형성할 핵심인물로 부각되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트럼프주의자로 채워졌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의 대선 후보가 되었음에도 공화당의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고 홀홀단신으로 대통령이 되었다. 그럼에도 공화당 안에서 족보 없는 설움을 받았다. 그렇지만 대선이 끝나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의 책사인 스티브 배넌은 백악관에서 백인 민족주의자라는 표적에서 벗어나 미 전역을 다니면서 트럼프 대오를 만들었고 그 결실이 이번 중간 선거다. 트럼프 대통령과 배넌은 이번 중간선거를 2020년 재선을 위한 트럼프 대오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그 노력의 결과로 상원에서 승리했다. 하원에서는 패했지만 하원도 거의가 트럼프 대오다. 2020년 재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혼자가 아니라 공화당과 함께 선거를 치를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하원을 탈환한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차기 대선 주자를 빨리 세우면서 지도부 재편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원은 선거 끝나고 돌아서면 또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8년 만에 탈환하게 해준 북부지역과 동북부 지역의 녹 슬은 공업지대는 지난 대선때 트럼프를 지지했던 곳이다. 더욱더 백인정당이 된 공화당과 더욱더 다양한 인종의 정당이 된 민주당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전선을 더욱 두텁게 만들고 2020년을 준비하고 있는 이때 미국에서 미주 한인들은 20년 만에 2명의 연방의원을 배출하는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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