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건강칼럼/ 보약

2018-10-30 (화) 진국광 제생당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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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면 옛 어른들은 보약의 계절이라고 한다. 농사를 짓고살던 옛날에는 곡식이 익어 가는 가을에 겨울을 위해 준비해야 했다. 1년 내내 일을 하고 난 농부들은 이 계절에 매우 피곤하고 쇠약해져 몸을 보(補)하는 것을 찾게 되었다. 또한 전통적인 한의학의 이론도 추운 계절에 몸을 보하는 것이 회복이 더욱 빠르다고 하여 보약은 가을, 겨울에 먹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렇지만 보약은 사계절 내내 언제든 먹을 수 있고 같은 사람일지라도 계절마다 먹는 보약은 다르게 지어진다. 또한 개인차에 따른 보약이 그때그때 신체적 상태에 따라 다르게 지어진다. 변증론치, 즉 치료는 정확한 진단과 논리에 의하여 처방되어야 하는 것이며 보약도 마찬가지이다.

▲봄 보약 : 봄에는 우리 몸속의 오장육부가 원기 왕성해지기 시작하므로 많은 영양분을 요구하게 된다. 봄에 보약을 먹으면 면역을 강화시키는 약과 신장의 양기를 높이
는 당삼, 인삼, 황기, 대추를 보강해넣어야 한다.


▲여름 보약 : 여름은 날씨가 매우 더우므로 땅으로 많은 체액을 잃게 되고, 밤이 짧아 수면시간이 줄어들므로 음기를 보충하며 땀을 적게 흘리고 체액을 보충하는 약을 써야 한다. 태자삼, 와인(율무),녹두, 적두 등을 첨가해야 한다.

▲가을 보약 : 기후가 차츰 차가워지고 건조해지므로 우리 몸도 건조해지기 쉽다. 한약을 너무 강하지 않고 건조하지 않으며 너무 진하지 않게 하여 체액을 증가시키고 체액을 살찌게 해서 음기를 올려준다. 연자육, 백합, 봉밀, 검실 등을 사용한다.

▲겨울 보약 : 날씨가 많이 추워지고, 입맛이 조금씩 돋아나므로 이 계절이 보약을 먹기에 가장 좋다. 기를 올리고 보혈하는 약, 즉 녹용, 우교, 동충하초, 호도육, 용안 등을 사용하여 신장의 약기를 돕고 피와 정력을 향진시켜 준다. 대개 보약은 변증론치의 원칙이더욱 강조되어야 한다. 기,양,혈,음의 다양성과 화합을 구별하여야 한다.

여기에 따른 보약의 처방을 생각해 보면,
▲기 부족증 : 매우 허약하고 피곤하여 오장육부의 기능이 모두 저하되어 있는 원인이 된다. 증상은 창백하며 숨 가쁘고, 살이 빠지며, 목소리가 낮아지고 진땀이 나며 지쳐있다. 이때 보중익기탕으로 처방해야 한다. 인삼, 황기, 백술, 당귀, 진피, 시호, 승마, 당감초등으로기를 보하고 양기를 높이며 특히 비장과 위장에 영양을 준다.

▲신장양기가 부족일 때 : 신장의 기능저하로 인하여 추위를 잘 타는 한의학적 병리현상이며, 증상은 한기를 느끼며, 손발이 차고 허리가 아프며 유정을 한다. 남자는 조루, 성교불능이 오고, 소변을 자주 보며, 혀가 매우 창백하고, 깊고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맥이 잡힌다. 신장 양기를 돕고 혈액을 영양해주는 녹용의 탁월한 효과를 사용한다.

▲혈액이 부족한 경우 : 혈액이 부족하여 전신허약이 심해지는 경우는 매우 피곤하고, 어지럽고, 현기증이 있으며, 팔다리가 멍하고, 손톱 끝과 입술이 창백하다. 당귀보혈탕 또는 귀비탕으로 혈액을 증가시키고 기를 올린다. 인삼, 황기, 백술, 복신, 계원육, 당귀, 원지, 수오, 생강, 대추 등으로 처방한다.

▲신장음기가 부족할 때 : 한의학적 병리소견으로 신장의 음기의 부족으로 열증후증을 등반하는 것으로 중상은 허리가 아프고 피곤하며, 어지럽고 귀가 울리고 조루가 있으며, 입이 항상 마른다. 목이자주 아프며 얼굴에 열기가 오르고, 손바닥과 발바닥이 뜨거우며 오후에 미열이 있다.

결론적으로 많은 경우 양기와 음기, 기와 혈의 부족이 복합적으로 체내에서 일어나므로 정확한 진맥과 진단에 맞는 처방이 개개인에 맞추어져야 한다.

<진국광 제생당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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