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컬러로 하는 힐링

2018-10-12 (금) 전미정 미술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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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네티컷 칼럼

"안녕하세요?"
우리는 의례 상대방에게 이렇게 인사를 건넨다. 그간 잘 지냈는지, 집에 별일은 없는지 묻곤 하는 우리, 그런 우리는 과연 안녕할까? 몸이 아프면 만사가 불편해지고, 마음까지 약해지기 쉽다. 허한 몸에 마음까지 약해지면 탈 없던 몸도 더욱 쇠약해지기 마련이라 적절히 관리해주어야 한다. 육체적인 병은 병원을 찾아가 진단 및 처방을 받고 약국에 간다지만 심신의 불균형은 이와는 다르다.

특히 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아픈 경우, 사람들은 대게 외면하고 사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인내하지 못한다는 경우로 여기고 오히려 스스로 나무라며 병을 키우는 안타까운 경우도 적지 않다.

심신의학적인 (Mind-Body Medicine) 관점에서 몸과 마음은 결코 별개로 나뉠 수 없는 것이며 건강이란 육체와 정신적인 균형이 맞추어진 상태로 규정한다. 여기에 덧붙여 사회적 참여 또한 활발해야 정말로 건강한 것이라고 본다.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 중에 시각적으로 색상을 활용하는 컬러테라피가 있다. 컬러테라피란 색상의 성질을 통해서 몸과 마음의 치유를 도모하는 것으로 약이나 수술 등의 직접적인 치료방식과 달리 심신의 어려움을 스스로 다스림으로써 정서적 이완 효과를 내는 것이다.

색상을 시각적으로 선별하여 치료의 일환으로 활용하는 기원은 고대 이집트 및 중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 일상에서도 손쉽게 볼 수 있는 색상들은 미술치료에서도 자주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삼원색으로 빨강, 노랑, 파랑 (초록)을 비롯해 주황, 하양, 검정, 보라 등이 있고, 동양의학에서 자주 다루어지는 오방색은 빨강, 파랑, 노랑 등의 삼원색과 하양, 검정 (무채색)의 조합을 일컫는다.

주위를 둘러보았을 때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사물은 각기 다른 색을 띠고 있다.
각각의 색은 고유의 성질과 의미를 갖고 있기에 때로는 편안하고 안전한 느낌을,
때로는 불안하거나 불편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예를 들어 빨강은 사랑과 열정, 또는 원기를. 노랑은 창의적인 영감과 지혜를. 주황은 침체되었을 때 기력충전 및 식욕 상승을. 파랑은 긴장을 풀고 진정과 스트레스 완화를. 보라는 뇌하수체 기능과 연결돼 호르몬 활동, 긴장 완화, 그리고 차분함을. 초록은 휴식 및 생명, 재생 및 회복을. 하양은 순수, 명확성, 안정감 그리고 긍정성을. 검정은 안정과 보호, 확고함을. 각각의 색은 고유한 기능과 상징들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색상들은 이미 우리의 의식주에 깊이 관여하고 있으며 매일 입는 옷가지, 먹는 음식, 주변의 인테리어, 작은 장식용 소품 등을 통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뜨거운 여름이 가고 가을이 찾아왔다.

하루하루 치열하게 사느라 가을이 빚어낸 자연의 색들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잠시 가을 하늘을 올려다보고 만끽하도록 하자.

건강을 위해 음식을 고루 취하듯 높아진 하늘이 도화지 되어 여러 색으로 물들어가는 모습을 두 눈에 마음속에 담아보자. 이미 우리 곁에는 보물들이 있다. 이제 보물찾기를 떠나자. 심신의 치유는 우리 일상에서 시작될 수 있다.

<전미정 미술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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