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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마사지 업계 끊이지 않는'팁 실랑이'

2018-09-20 (목)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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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님이 서비스 마음에 안들어 15%만 주자

▶ 종업원˝팁 야박하다…20%는 달라˝요구

#한인 A씨는 최근 자신의 애견을 데리고 애견 미용실을 찾았다가 기분만 상했다.
미용(grooming) 서비스 후 50달러를 계산하고 팁으로 5달러를 내자 애견 미용사의 태도가 갑자기 냉랭해진 것. A씨는 “팁을 주고 나니 인상을 쓰고 인사도 안해서 어안이 벙벙했다”며 “팁은 주는 사람 마음에 달렸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주변에서는 말 못하는 개를 어찌 다룰 줄 알고 팁에 야박하게 구냐며 20%는 줘야 한다고 내 탓을 하기에 더욱 황당했다”고 말했다.

서비스 업소를 중심으로 한인 고객과 업주, 종업원 사이의 팁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기가 만족할 수준으로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팁 액수를 놓고 실랑이가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특히 큰 액수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나 종업원의 노동력이나 서비스 강도가 큰 서비스의 경우, 고객과 종업원간 팁에 대한 기대치 차이는 더욱 커지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하지만 팁으로 인해 분쟁을 겪은 고객들의 경우 상당수 발길을 끊어버리기 때문에 손해는 고스란히 업주에게 남는다.

이달 초 김모씨는 미용실에서 펌과 커트, 염색 등을 했다가 약 300달러의 비용을 지불했다. 20달러의 팁을 주고 나오려 하자 종업원이 “현금으로 최소 15%는 줘야 한다”며 붙잡은 것. 김씨는 “남은 돈이 10달러 밖에 없다며 던지듯 줘버리고 나왔다”며 “30달러짜리 컷을 했을 때 5~6달러를 팁으로 주고 있다. 하지만 500달러짜리 펌에는 100달러를 줘야 하느냐. 미용실 비용도 부담인데 100달러를 넘어서는 금액에까지 15~20%를 요구하는 것은 말이 안되지 않냐”며 성토했다.


50달러를 주고 전신 마사지 서비스를 받은 조모씨는 7달러를 줬다가 직원의 황당한 눈초리에 당황했다. 조씨는 “15%에 얼추 맞추어 줬는데, 바로 옆에 있던 친구가 20-30달러는 팁으로 줘야지 그게 뭐냐고 해 어안이 벙벙했다”며 “타서비스 업종처럼 한시간 동안 여러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만 한시간을 온전히 투자하기 때문에 팁을 넉넉하게 줘야한다는 논리인데, 이게 맞는말인가 싶기도 하고, 비용을 내고도 내가 왜 큰 팁부담을 져야하는지 억울하기도 하고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팁에 대해 고객에게 정해진 규정은 없다.

하지만 경제 전문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팁이 허용되는 서비스 업종을 소개하며 총비용의 18%가 팁의 적정 액수라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애견 미용과, 매니큐어와 패디큐어, 메이크업, 마사지의 경우 총비용의 15%, 가전 제품 배달은 배 달 원당 10달러, 베이비시터는 10%, 기본적인 카워시는 2~3달러, 헤어컷은 10-15%가 팁의 적정선이다. 음식 배달의 경우 총액수의 10% 또는 최소 2달러다.

하지만 이같은 팁 비율은 사회적 통념과 고객의 만족도에 따라 고객이 정할 수 있기 때문에 객관적 기준은 없다. 만일 서비스가 엉망진창이었다면 굳이 팁을 줄 필요는 없으나 서비스 만족도가 아주 크다면 팁은 얼마든지 줘도 된다는 의미다. 물론 팁을 정할 때 기준이 되는 총 비용은 세금전 금액이다.

한 한인 상법 전문 변호사는 “팁은 사회적 통념에 기반을 둔 사안으로, 팁을 받을 권리나 줄 의무는 고객과 종업원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상식을 서로 지키며 감정을 다치지 않는 선에서 주고 받는 것이 원활한 업소 운영면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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