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여 평화를 주소서’ 간구 감동의 선율

2018-08-21 (화)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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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진벨재단 후원, 라크마 ‘평화 음악회’

▶ 소프라노 신선미, 박인수 등 열연 성황

‘주여 평화를 주소서’ 간구 감동의 선율

유진벨 재단 후원을 위한 라크마 ‘평화 음악회’에서 북한 결핵 환자의 현황이 소개되고 있다.

‘세상의 모든 짐을 지고 가는 어린양이여, 평화를 주소서.’ 북한에서 결핵 퇴치 사역을 벌이고 있는 유진벨재단을 후원하기 위한 ‘평화 음악회’가 라크마(LAKMA 이사장 최승호 장로, 음악감독 윤임상 교수) 주최로 지난 18일 LA 다운타운 월드디즈니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음악이 연주된기 전 디즈니홀 전면에 걸린 대형스크린에서는 북한의 평범한 동포들을 인터뷰한 장면이 상영됐다. 청중은 예상 못한 북한 사투리가 장내에 퍼지자 스크린으로 시선을 모았다.

유진벨 재단을 통해 치료 후원을 받아 사망의 골짜기에서 간신히 살아 나온 결핵환자들이 생명을 다시 얻은 소감을 잔잔하게 말했다. 억센‘이북 사투리’였지만 얼굴에는 감동과 감사가 가득 어려있었다. 객석 곳곳에서는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이어졌다.


이날 음악회는 쟝 시벨리우스 작곡 ‘핀란디아’로 시작했다. 이어서 세계 톱클래스 성악가로 꼽히는 USC 성악과 교수 바리톤 로드 길프리, 소프라노 신선미가 본 윌리암스의 ‘주여 평화를 주소서’를 전문합창단, 오케스트라와 함께 이끌어갔다. 특히 소프라노 신선미는 이날 찬탄을 불러 일으키는 무대를 선보여 여러 차례 뜨거운 갈채와 환호성을 불러모았다.

또 한국의 원로 성악가인 테너 박인수가 문하생인 테너 오위영, 윤길웅, 조현호 등과 함께 한국가곡 모음곡을 불렀다. 테너 박인수는 널리 알려진 자신의 대표곡 ‘향수’를 부르기도 했다.

피날레는 안익태가 작곡한 ‘코리아 판타지’로 장식했다. 60여명의 다민족 전문 합창단과 57명의 오케스트라, 9개 합창단이 모인 350 여명의 한인 연합 합창단이 애국가를 연주할 때 청중은 기립했다. 대형 스크린에는 태극기 펄럭였고 콘서트 홀은 감격과 흥분으로 가득찼다.

라크마 이사장 최승호 장로는 “이번 연주회는 유진벨 재단의 북한 다제내성 결핵 환자를 살리는 귀한 사역을 소개하고 돕는 사랑의 하모니”라면서 “준비 과정부터 라크마의 모든 연주자들은 연습할 때마다 음악이 주는 평화의 메시지에 감동했다”고 전했다.

지휘자 윤임상 교수(월드미션대)는 “지금 우리는 평화를 노래할 때”라고 음악회의 의미를 강조했다. 윤 교수는 “올해는 유난히 평화와 종전이라는 단어가 가슴에 깊이 새겨지는 해”라면서 “2차 세계대전 전운이 감도는 1936년 영국의 민족주의 작곡가 본 윌리암스가 ‘Dona Nobis Pacem’(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를 썼다”고 설명했다. 1차대전 참전용사인 윌리암스가 전쟁의 참상을 표현하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만든 곡이라는 것이다.

또 “작곡자는 성경의 선지자들인 다니엘, 학개, 미가, 이사야 등의 예언들을 인용하고 있다”며 “비록 인간들이 하나님 앞에 반복해서 죄를 범해 전쟁과 공포속에 지내지만 궁극적으로 하나님이 이 땅에 전쟁을 막으시고 평화를 내리실 것을 예언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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