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호황 속 인력난…특히 중간 기술자 태부족
▶ 기술전수 ‘맥’ 끊길 판 업계 미래에 악영향
“건설 현장에서 젊은 한인 보기 힘들어요, 특히 중간 기술자는 천연기념물입니다”
뉴욕한인건설업계가 건설 현장 노동자 구인에 애를 먹고 있다. 특히 젊은 한인들의 건설업 기피 현상이 더해지면서 건설 현장에서 젊은 한인 보기는 이제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한인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뉴욕의 건설 경기는 여름철 성수기와 맞물리면서 최고조다. 뉴욕의 부동산 가격이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고, 개발 붐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건설 경기 호조에도 불구하고 한인건설업계는 마냥 미소만 지을 수 없는 상황이다. 구인난이 커지면서 기술전수 등 맥을 이어갈 젊은 한인들을 건설 현장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현상은 한인건설업계만의 문제는 아니다. 주류 건설업계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데 건축허가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빌드줌’(BuildZoom)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6년 사이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건설 인력이 30% 줄었다.
건설 인력의 증감은 건설 붐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주택 건설이 최고조에 달했던 2005년 미국 전체 건설 인력은 1,170만명에 달했다. 이후 주택 경기가 하강세를 보이자 건설 인력도 줄기 시작해 1,002만명으로 줄어들었다.
한인건설업계도 사람 구하기가 어려운 것은 마찬가진데 특히 젊은 한인은 거의 전무한 수준이란 설명이다. 건축 및 건축 관련 학과를 졸업한 후 개업 혹은 관리직으로 가기 위한 전단계로 현장 실습 차원에서 일하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젊은 한인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특히 중간 기술자로 일하고 있는 매니저급 젊은 한인은 업계 전체에 손에 꼽을 정도다. 그나마 대부분이 1년 남짓 현장 일을 배운 후 컨트랙터로 나서고 있어 중간 기술자 품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건설 현장엔 숙련된 ‘손’이 많이 필요한데 현장에서 기술전수가 안 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한인 젊은 인력 공급이 안 되면서 한인건설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욕한인건설협회 김영진 회장은 “건축 경기는 활발하지만 구인난은 여전하다”며 “기술을 가진 한인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고 새로 기술을 배우겠다는 젊은 한인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건설 인력을 구하는 일은 하청업체의 몫이 되고 있다. 부족한 자리는 이미 한인이 아닌 히스패닉 등 타인종이 채우고 있다.
뉴욕한인건설협회의 또 다른 이사는 “한인건설업계의 허리가 될 한인 중간 기술자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며 “현실적인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매니저급 중간기술자들이 늘어나면 그만큼 책임 공사도 가능해지고, 기술전수도 가능해져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
이진수·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