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역사에 나오는 마르쿠스 빌레우스 코르비우스라는 인물은 유명한 영웅이다. 그는 집정관을 여섯 차례에 걸쳐 46년간이나 할 정도로 정치를 잘해 그가 죽은 후 그를 기리는 비문에는 “수많은 나라가 입을 맞춰 말하는구나. 바로 이 사람이 로마에서 제일가는 사람이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그의 공적으로 그의 이름은 역사에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이런 인물이 어디 그 뿐인가. 멀리 갈 것 없이 현재 우리가 사는 미국만 보아도 역사적으로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 대부분이 오로지 나라와 국민을 위한 정치에 전념해온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 대부분이 모두 나라의 발전과 국민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헌신해와 대대손손 그들을 기리기 위한 조각상까지 나란히 새겨져 있다.
알다시피, 북미대륙의 대평원의 마운트 러시모어 산에 새겨진 미국의 위대한 민주국가의 탄생을 위해 헌신한 조지 워싱턴(초대), 미국의 독립선언문의 기초를 만들고 루이지애나 지역을 사들여 국토를 넓힌 토마스 제퍼슨(3대), 남북전쟁에서 북군의 승리로 노예해방을 가져온 에이브러햄 링컨(16대), 파나마운하 구축 등 미국의 입지구축을 위한 제반활동으로 미국을 세계적인 위치로 올려놓은 시어도어 루즈벨트(26대) 등 4명의 조각상이다. 이들 뿐 아니라 미국의 정치인들은 모두 이런 결실을 위해 노력해왔고 또 노력하고 있다. 이런 정치인들이 없었다면 오늘의 미국은 아마 없었을 것이다.
이를 살펴보며 부러운 것은 멀리서 바라보는 조국 대한민국의 정치상황이 너무도 혼란스럽고 암울해 보이기 때문이다. 훌륭하고 덕망 있는 정치인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고 모두가 나라와 국민은 뒷전이고, 자기 자신의 이권과 당쟁에만 눈이 어두워 난리굿을 하고 있다.
대통령 뿐 아니라 실세라고 하는 정치인의 상당수가 줄줄이 감옥행을 하거나 검찰조사를 위해 소환되는 모습들이 현기증이 날 정도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저런 상황에서 나라꼴은 어떻게 되나 걱정이 안될 수가 없다. 보도에 따르면 지금 국가의 경제는 전반적으로 엉망이고 일자리는 태부족에 소상인들마저 위협을 받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해 한국은 일어난 촛불시위의 힘을 통해 나라를 개혁시키겠다며 새 정권이 들어섰다. 그리고 대통령까지 구속됐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들어 달라진 것은 없고 오히려 나라 안팎에 혼란만 더 가중되고 있는 분위기다.
새 정부의 실세라고 하는 인물 중에 안희정 충남지사가 성폭행 사건으로 구속되더니 이재명 경기지사도 형님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켰다는 의혹에 휩싸이고 이제는 또 다른 실세들이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 사건에 휘말려 온 나라가 들끓고 있다.
정의당의 노회찬의원이 이 사건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다가 목숨을 끊는 사태가 발생했으며, 뒤이어 김경수 경남도지사도 댓글 조작 범행을 공모했다는 의혹으로 피의자가 되어 조사를 받고 있다. 노회찬 의원은 유서를 통해 드루킹에 연루돼 지난 총선직전 돈 4,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인정했다. 김경수는 이번 특검의 1차 소환에서 그런 사실이 없다고 완강히 부인하고 있지만 특검은 이를 입증할 자료를 충분히 갖고 있다며 곧 있을 2차 소환에서 반드시 지난 대선 때 댓글사건과도 관계가 있는지 밝혀내겠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우리는 이런 정치인들의 한심한 모습을 바라보아야 하나? 한국국민의 의식은 예전보다 훨씬 향상돼 있는데 정치하는 사람들의 행태는 아직도 비리와 부도덕한 상태 그대로다. 이들이 모두 선거 때는 자신이 가장 깨끗하고 자신이 가장 국민과 나라를 위한 적임자라고 큰 소리를 친 인물들이다.
이스라엘의 초대대통령을 맡으라고 한 만인의 요청에 나라와 국민을 위해 나보다 더 유능하고 실력 있는 사람을 뽑으라고 극구 사양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같은 인물이 정녕 대한민국에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일까. 하루속히 한국도 이제 좀 훌륭한 정치인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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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