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주택 ‘바이어시장’ 돌변

2018-08-0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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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물 10여년 새 최고로 늘어 리스팅가격 낮추기도

▶ 렌트 안정, 천정부지 집값 등 원인 많아

시애틀주택 ‘바이어시장’ 돌변
시애틀주택시장이 급속하게 ‘바이어 시장’으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북미 종합부동산 정보업체인 NMLS가 6일 발표한 7월 시애틀지역 매매동향에 따르면 여러 지표들에서 시장의 변화가 감지된다.

우선 주택매물이 최근 10여년 새 가장 많이 늘어났다. 7월 킹 카운티 주택 매물은 작년 7월에 비해 무려 44%가 늘어났다. 시애틀 주택시장은 성수기일 수 있는 지난 5월부터 갑자기 주춤해져 매물이 급증하면서 3개월 연속 큰 폭의 매물 증가세를 기록했다.


NMLS에 따르면 이 같은 매물 규모는 최근 3년간 줄곧 줄어왔던 추세를 뒤집은 것으로 2015년 수준을 다소 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매물증가와 반비례해 7월 킹 카운티의 주택 거래건수는 6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주택시장이 그만큼 냉각됐다는 이야기다.

매물 증가와 매매 부진에 따라 7월에 거래된 주택의 중간가격은 69만9,000달러로 사상 최고로 치솟았던 전달인 6월에 비해 2만7,000달러가 하락했다. 그래도 이 가격은 1년 전에 비해서는 6.3%가 상승한 것이다. 연간단위 상승률에서도 3년 만에 최저수준이다.

지난해 7월 거래가격이 지난해 전체에서 가장 많은 상승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하락 추세로의 반전은 확실해 보인다. 시애틀시나 벨뷰 등 이스트사이드지역의 중간거래가격도 전달에 비해서 모두 하락했다.

또 다른 부동산업체인 질로에 따르면 시애틀지역 주택의 매물 증가ㆍ매매 부진ㆍ가격 하락 등이 맞물리면서 6월 기준으로 전체 매물의 12%가 리스팅 가격을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도 지난 6월 매물의 14%가 가격을 낮췄다.

콘도의 매물은 단독주택보다 더 많아진 상황이다. 시애틀시의 7월 매물은 1년 전에 비해 60%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시애틀 주택시장이 냉각된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한다.

우선 시애틀지역 렌트가 어느 정도 안정되면서 주택구입 희망자가 줄어든 측면이 있다. 주택 모기지 이자율이 크게 올라 주택구입이 어렵게 됐고, 시애틀지역 일자리 시장과 인구증가가 견고하긴 하지만 최근 들어 주춤하며 중국의 위안화 가치 하락과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강화로 중국인 바이어가 확 줄었으며. 최근 몇 년간 주택구입에 실패한 원매자들이 피로가 누적돼 구입을 아예 포기하는 경향이고, 이미 가격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인식이 팽배해져 주택구입을 서두르지 않는다는 점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매물이 다소 늘었어도 과거 경기침체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3배 정도 더 많아져야 한다며 집값 하락추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래도 일단 내년까지는 시장이 다소 냉각기를 거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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